한여름 뙤약볕 아래 텃밭에는 넓고 짙은 초록빛 호박잎이 바람에 출렁인다. 장독대 옆이나 담벼락을 타고 올라간 호박넝쿨은 집 앞의 익숙한 풍경이었다. 노란 호박꽃이 피면 여름이 한창임을 알리고, 줄기와 잎이 여물며 식탁에 오를 때를 기다린다.
호박잎으로 끓인 호박잎국은 제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여름철 별미로 사랑받아 왔다. 재료는 간단하지만 깊고 구수한 맛이 나 더위로 잃은 입맛을 되살린다. 식혀 먹으면 냉국처럼 시원해 여름에 더욱 잘 어울린다.
호박잎이 주는 여름철 효능
여름이 제철인 호박잎은 더운 날씨에 지친 몸을 챙기기 좋은 채소다.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이 풍부해 시력을 보호하고 눈의 피로를 줄인다. 섬유질이 많아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노폐물 배출을 도와 변비를 예방한다. 칼륨 함량도 높아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혈관을 지켜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손질 과정이 맛을 좌우한다
호박잎국은 조리보다 손질 과정이 중요하다. 호박잎 줄기에는 얇지만, 질긴 섬유질이 있어 이를 제거해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줄기 끝을 잡아 까끌까끌한 껍질을 한 방향으로 벗겨낸다.
손질한 호박잎은 흐르는 물에서 여러 번 주물러 씻는다. 상추나 깻잎처럼 살살 헹구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빨래하듯 비벼 씻어야 초록빛 진액이 빠지고 거친 맛이 줄어든다. 진액이 거의 사라질 때까지 물을 갈아가며 세척한다.
밀가루로 걸쭉하게
씻은 호박잎은 물기를 짜서 준비한다. 냄비에 물을 끓이고 호박잎을 넣는다. 이어 밀가루나 보릿가루를 풀어 넣는데, 밀가루는 2큰술에 물 100ml와 소금 1작은술을 넣어 고루 섞어준다. 너무 되직하면 뭉치므로 묽게 만들어야 한다.
가루를 풀어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지고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간은 된장과 간장을 함께 사용하면 깊은 맛이 난다. 한소끔 끓인 뒤 불을 끄고 식혀 먹으면, 입맛을 살리는 여름 별미가 된다.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먹어도 맛이 좋다.
호박잎국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호박잎 200g, 밀가루 또는 보릿가루 1/2컵, 물 1000ml, 된장 1큰술, 간장 1/2큰술
■ 만드는 순서
1. 호박잎 줄기에서 거친 섬유질을 잡아당겨 제거한다.
2. 호박잎을 찢어 흐르는 물에서 주물러 씻어 진액을 뺀다.
3. 냄비에 물을 넣고 끓으면 호박잎을 넣는다.
4. 밀가루 2큰술에 물 100ml와 소금 1작은술을 넣어 고루 섞어 푼 뒤 국물에 넣는다.
5. 된장을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밀가루나 보릿가루는 묽게 풀어야 국물이 자연스럽게 걸쭉해진다.
- 식혀 먹으면 시원하고, 다시 끓이면 구수한 맛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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