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공급가 70% 인상 요구…고수익 전략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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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공급가 70% 인상 요구…고수익 전략 속내는

한스경제 2025-08-13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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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SK하이닉스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최근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가격을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대비 최대 60~70% 인상한 500달러 수준으로 제안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기존 HBM3E 12단 제품의 300달러대 가격 대비 대폭 오른 수치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에 대한 기술 경쟁력과 공급을 강하게 어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엔비디아 등 HBM4 주요 수요처에 잇달아 샘플을 제공, 공급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세계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가 고심 끝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 공급망 다변화 및 가격 협상의 기로에 선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전략적 ‘가격 인상’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했으며 이미 6세대 HBM4 12단 제품 샘플도 엔비디아에 납품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퍼스트 벤더로 가장 먼저 엔비디아와 우선 협상을 진행하며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른바 ‘맞춤형 HBM’ 시대의 도래와 시장의 고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HBM4 12단의 가격을 HBM3E(300달러)보다 66.7% 비싼 500달러로 책정했으나 엔비디아 측이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엔비디아는 HBM4 단가 인상에 즉각 동의하지 않고 현재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샘플도 테스트 중이다.

엔비디아는 AI 시장의 독점적 지위와 HBM 활용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률 62.4%의 압도적 실적을 냈다.

SK하이닉스의 가격 인상에는 복합적 배경이 존재한다. △HBM4의 공정 난이도 심화 △원가 상승 △글로벌 빅테크 수요 기업들과의 ‘락인(고객 고착) 효과 △초기 수익성 확보의 필요성 등이 있다.

사실 HBM4 공급 가격 인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HBM3E 12단 제품보다 HBM4의 제조 과정이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HBM4는 이전 세대(HBM3E)보다 I/O(입출력) 단자가 두 배로 증가(1024개→2048개)하고 다이 크기도 커져 제조 원가가 크게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3E는 가격 프리미엄 약 20%로 출시됐으나 HBM4는 제조 난도 상승으로 프리미엄이 30% 이상으로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공정 난이도 심화도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이다. HBM4에서는 베이스 다이(반도체 핵심층) 제조 일부를 TSMC(파운드리)에 외주화함에 따라 공정 복잡성과 비용이 추가로 상승할 수 밖에 없다. HBM3E 대비 회로 설계 및 제조 공정이 더욱 정밀해지면서 가격 정책에 추가 압박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업계에선 초기 납품가를 세게 부른 것 역시 SK하이닉스가 HBM4 최초 공급분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이같은 전략을 취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진입 초기에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일정 수익을 확보한 후 경쟁 심화 시 가격 조율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빠른 기술 추격과 파격적인 가격인하로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에 맞서 SK하이닉스가 ‘락인효과’를 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측이 자사의 기술 및 공급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어필하며 엔비디아가 다른 공급사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적정 물량을 약속해주는 조건으로 가격 프리미엄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다만 초고가 전략이 시장 리더십 유지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계약 관련) 고객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며 “아직 고객과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 “가격 인하로 역공”…HBM3E서 점유율 파상공세

삼성전자는 다른 길을 택했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4의 납품가를 HBM3E 대비 60~70% 인상하며 엔비디아에 초고가를 제안하자 맞수 삼성전자는 HBM3E 가격 인하로 점유율 확대라는 실리를 노리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HBM3E 판매 비중을 전체 HBM 제품의 80%까지 확대, 곧 “90% 후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HBM4 샘플 역시 고객사에 속속 공급하며 기술과 가격 양면의 대항마 이미지를 키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HBM3E 품질·공정 혁신과 유연한 가격 전략이 엔비디아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HBM4에서도 경쟁사 대비 저렴한 공급가 전략을 유지할 경우, 초기 시장 주도권 반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HBM4 등장과 함께 메모리 시장은 그야말로 격량에 휩싸였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중심, 삼성전자는 점유율·불확실성 해소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시장은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겠지만‘공급 확대→가격 인하→주도권 재편’의 역동적 구조 속에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HBM4 시장의 주도권은 ‘기술·양산력·가격’ 삼박자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엔비디아가 하이닉스에 초고가를 감수하고라도 QVL(품질인증)된 대량 공급을 택할지,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을 적극 활용할지, 혹은 양쪽을 혼합해 분산 조달해 갈지 엔비디아의 협상 결과는 HBM 생태계뿐 아니라, AI 혁명 지도의 다음 페이지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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