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해 북한이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예년에 견줘 "절제된 표현"이 사용했다는 평가를 언론 보도에서 보았습니다. 적어도 표현 면에서 비난 강도가 약해졌다고 본 모양입니다. 수위도 낮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정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거나 제어한다'라는 게 절제(節制)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감정의 절제, 절제 있는 생활, 절제의 미덕, 절제하는 분위기, 절제된 행동 하고 쓸 수 있습니다. 자제(自制)란 말도 자주 씁니다.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 따위를 스스로 억제하여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흥분한 관중에게는 자제하라고 해야 합니다. 단체 생활에서 개인행동은 자제돼야 하고요. 특정 시기에는 해외여행을 자제해야 합니다. 두 낱말의 차이가 미묘합니다. 뜻을 새기며 구별해야 합니다.
절제된 표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땐 "있다"라고만 해도 노골적 느낌을 줍니다. "없지 않다" 합니다. 있다에 대해 없지 않다는 절제입니다. 어색한 말이라는 지적이 지속되는데도 버릇처럼 쓰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도 "가능성이 있다"에 대해 절제된 표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그 말을 고집하는 이들은 그런 어감을 느낀다고 보는 게 당연합니다. 그조차 없이 만날 같은 표현을 되풀이하는 것을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가능성이 도대체 뭐길래 배제하고 말고 합니까? 있다 없다 크다 작다 하면 충분합니다. 국어책은 많이들 그렇게 가르칩니다. 직설의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피하려는 완곡어법도 사촌지간입니다. 나이가 많다고요, 늙었다고요? 큰일 날 소리입니다. 제법 드셨다고 에두릅니다. 지긋하다고도 하고요. 연륜이 깊다고 하면 좀 멀리 나간 경우입니다. 말이 고파서인지 도무지 대화를 끊지 못하는 상대에게도 "그만 좀 말해라" 하는 건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대화 좋았네.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표준국어대사전
2.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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