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통째로…저커버그, 11채 ‘왕국’ 만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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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통째로…저커버그, 11채 ‘왕국’ 만든 사연

데일리 포스트 2025-08-12 16:33: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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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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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플랫폼 메타(Meta)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고급 주거지 크레센트 파크(Crescent Park)를 사실상 사유지로 만들었다. 2011년 이후 약 14년 동안 인근 주택 11채를 사들이는 데 사용한 금액만 1억1천만 달러, 현재 환율(1달러=1,520원) 기준 약 1,672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5채는 하나로 합쳐 거대한 ‘가족 전용 주거 단지’로 조성됐다. 단지 안에는 정원과 손님용 별채, 미국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라켓 스포츠 ‘피클볼’ 전용 경기장, 수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최신식 수영장, 부인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의 2.1미터 높이 동상이 설치돼 있다. 뉴욕포스트(NYP)는 “저커버그의 단지는 고급 주택 단지를 넘어 마치 군사기지와 같다”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매입한 크레센트 파크 주택 배치도. 붉은색 표시 구역은 주거 단지로 통합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YP 유튜브 캡처
마크 저커버그가 매입한 크레센트 파크 주택 배치도. 붉은색 표시 구역은 주거 단지로 통합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YP 유튜브 캡처

논란은 지상 시설에만 그치지 않았다. 일부 주택에는 약 650㎡ 규모의 대형 지하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지역 주민들은 이를 ‘벙커’ 또는 ‘배트 케이브’라고 부른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지하 시설에는 방음 처리된 공간, 대형 피트니스룸, 대용량 저장 창고가 갖춰져 있으며, 외부인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된다.

◆ 감시와 소음, 절차 우회 논란

저커버그의 대규모 매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수년간 이어진 공사로 인한 소음, 도로 점유, 차량 통행 불편 등 생활 환경 변화가 주민들의 불만을 키웠다. 한 주민은 미국 시사·문화 매체 더데일리비스트(The Daily Beast)에 “24시간 경호 차량과 감시카메라에 둘러싸여 사는 기분”이라며 “마치 우리가 점령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적 문제도 제기됐다. 저커버그가 매입한 주택 중 한 곳은 14명의 어린이를 위한 사립학교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주거지역 내 교육시설 설립을 제한하는 현지 조례에 어긋난다. 시 당국은 초기 대규모 단지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으나, 그는 부지를 여러 필지로 분할해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는 방식으로 계획을 진행했다. 이러한 절차는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지역 사회의 신뢰를 약화시켰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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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체계 강화도 불만 요인이다. 일부 주민들은 집 주변을 지날 때마다 경호원의 시선과 감시 장비에 노출되는 상황을 불편해한다. 이는 고급 주거지에서 중시되는 프라이버시 문화와 충돌하며, “한 개인이 동네 전체를 사유지처럼 만든 셈”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 갈등 완화 시도에도 불신은 여전

저커버그 측은 갈등 완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인근 주민들에게 와인, 초콜릿, 도넛, 소음 차단 헤드폰을 선물하고, 경호 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해 소음을 줄였다. NYP는 “이러한 조치가 일종의 화해 시도였지만, 근본적인 불신 해소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부촌에서는 억만장자가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개인화된 주거 공간을 조성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저커버그처럼 한 지역 내 주택 10여 채를 매입해 장기간 공사를 이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특히 크레센트 파크처럼 조용하고 폐쇄적인 커뮤니티에서는 변화 속도가 빠를수록 반발이 커진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부동산 매입을 넘어, 부촌 내 권력 구조와 공동체 운영, 법적 절차 적용의 한계를 드러낸다. 저커버그의 행보는 거대 자본이 한 지역 사회의 공간 구성과 생활 환경을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변화가 장기적으로 공존의 방향으로 이어질지, 갈등의 사례로 남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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