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구도가 예기치 않게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김문수 우세’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 장동혁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영남권과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장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충청권 재선의 ‘젊은 피’로 새 얼굴이 주는 신선함, 보수 가치를 지키겠다는 강한 신념 그러면서도 전한길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행보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당내 계파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균형형 후보’에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후보는 최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논란과 관련해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맨 앞에 모여 연설 내내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거나 극우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시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국민의힘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폭정에 맞서야 한다”며 “공격의 대상은 내부가 아니라 밖이어야 하고, 내부총질 대신 맞서 싸워야 할 상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를 둘러싼 부담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대선 국면에서의 단일화 욕심, 이후 일부 강경 보수층과 보조를 맞춘 극우 행보에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중도·온건 성향 인사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당에 필요한 건 공격수가 아니라 조율자”라며 장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지난 대선에서 기록한 41% 득표율은 김문수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반(反)이재명 성향의 결집 결과”라며 “김 후보가 이 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 후보가 반전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당원 투표 비중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이번 전대는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선출한다. 앞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후보가 의원·대의원 투표에서는 정청래 후보를 앞섰지만 당원 투표에서 패배한 전례는 장 후보에게도 경고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배신자 프레임’ 극복도 과제다. 장 후보는 한때 친한계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한동훈 당대표 체제에서 한 전 대표와 거리가 멀어졌다. 친한계에서는 이를 배신으로 규정하고 있다. 장 후보 측은 “개인 정치 행보를 위해 원칙을 저버린 적이 없다”며 불필요한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대 막판 뒷심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국민의힘 당권 구도는 ‘김문수 대세론’과 ‘장동혁 반전론’이 맞붙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장 후보가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 대세 균열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김 후보가 조직 결속력으로 반등의 기회를 차단할지가 남은 열흘간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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