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평균 연령 '50대 시대' 개막…내부 승진 확대, 여성 CEO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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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세대교체를 본격화하고 있다. 12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발표한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69곳의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령은 2023년 61.1세, 2024년 60.3세에서 2025년에는 59.8세로 하락, 마침내 60대 벽을 깨고 '50대 진입'을 앞두게 됐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평균 54.8세로 가장 젊었고, 반면 공기업은 65.4세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았다. 특히 평균 연령 하락폭이 큰 기업으로는 한솔제지(63세 → 46세), GS리테일(허연수·김호성(64.7세)→허서홍(48세)), 메리츠화재해상보험(62세 → 48세) 등이 꼽히며 젊은 세대 중심의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하게 포착됐다

전문경영인 중 최연소 CEO는 43세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며 오너 경영자 중에서는 구웅모 LT 대표이사 전무(36세)와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39세) 등 30대 CEO들이 등장했다. 40대 초반도 박주환 TKG태광 대표와 김슬아 컬리 대표(각 42세)가 대표적이다. 반면 최고령 전문경영인으론 이수광 DB그룹 회장(81세)이 있으며, 70대 리더들도 여럿 포진해 있다. 오너 경영자 중 최고령은 손경식 CJ 회장과 강병중 넥센 회장(86세),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81세),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80세) 등이다

한편 내부 출신 CEO 비중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81.8% (423명)에 달했다. 2023년 80.0%, 2024년 80.3%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한 수치다. 특히 은행업과 상사는 100% 내부 출신, 생활용품 99.5%, 지주 88.6%, 보험 88.0% 순으로 내부 승진 경향이 강했다

이는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조직의 안정성과 내부 핵심 인력 육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내에서도 올해 취임한 신규 CEO들은 대부분 내부 출신 재무 전문가 중심이다. 예컨대 우리·하나·국민·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주요 은행의 새 수장은 모두 내부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들이다. 보험업계 역시 2년 전(2023년 66.7%)보다 내부 출신 비중이 크게 늘어난 88.0%에 육박했으며, 신규 대표로는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정문철 KB라이프생명보험,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 등이 있다.

반면 공기업의 내부 출신 CEO 비율은 22.2%에 불과, 서비스업도 56.5% 수준에 그치며 외부 영입이 비교적 활발하게 나타났다

여성 CEO 비율은 3년 연속 12명 수준에 머물며, 전체의 약 2%대에 그쳤다. 특히 올해 신규 선임된 여성 CEO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국내 대기업 경영진 내 여성 리더십의 구조적 한계와 기회 불균형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리더십'과 '조직 적응력'을 두루 갖춘 내부 인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 승계 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 인재의 발탁과 육성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미진한 상태로 남아 있어, 국내 기업의 성별 다양성과 포용성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