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예산 ‘반토막’에 국내 CSP들 ‘생존 위기’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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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정부의 내년 클라우드 산업 지원 예산이 올해의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공부문 의존도가 큰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작업 막바지 단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클라우드 예산을 150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3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과기정통부의 클라우드 예산은 주로 공공부문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국내 클라우드 산업 경쟁력 강화에 쓰이는데 2022년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이후 예산 책정이 들쑥날쑥하더니 지난해부터 크게 감축됐다.

실제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을 이끄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올해 클라우드 관련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각각 38%, 27% 삭감됐다.

NIA는 기업을 대상으로 공공시장에서 요구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을 지원하고 공공 부문의 SaaS 도입률을 높이는 '공공부문 이용 SaaS 개발·검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NIPA는 국내 클라우드 육성 산업인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주무부처다.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경우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굵직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가 참여한다. 

이같은 예산 삭감이 확정되면 내년도 공공 부문 클라우드 사업 발주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가비아 등 국내 4대 CSP 사업자를 비롯해 공공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더존비즈온,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틴글로벌의 매출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빅테크 CSP가 국내 공공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공공사업 성과와 서비스 역량 고도화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에 중요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의 클라우드 관련 예산 축소는 미국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가 공공부문 수주 시장 진출 가능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이어진 클라우드 전환 예산 감소는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올해는 예산과 정치적 이슈로 클라우드 관련 신규 사업이 거의 없었던 해로 관련 사업 규모가 줄면서 시장 전체가 침체됐고 공공 부문 의존도가 높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현재 민간 시장은 글로벌 CSP의 영향력이 커 AWS, 애저, GCP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고정된 상황이다. 공공 시장에서도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들이 삼파전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최근 AWS가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제도(CSAP)를 획득하면서 공공기관 시장 진출 길도 열렸다. 

IT업계 한 전문가는 “예산 축소로 많은 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AI 사업 예산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클라우드 인프라가 AI 사업의 기반인 만큼 두 분야 예산의 균형 있는 분배가 필수적”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클라우드 예산과 사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