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미래 '하이브리드 본딩' 대해부…'정밀도 경쟁'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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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미래 '하이브리드 본딩' 대해부…'정밀도 경쟁' 삼국지

이데일리 2025-08-12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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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메모리를 더 높고 정밀하게 쌓을 수 있는 차세대 접합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두고 반도체 장비업계 ‘삼국지’ 구도가 펼쳐질 조짐이다. 칩을 수십단 이상 쌓아 올리는 작업인 만큼 업계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해 정확도와 정밀도를 잡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HBM 기술 변곡점…내년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7세대 HBM(HBM4E)을 시작으로 반도체 업계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는 올해 4월 인공지능(AI) 패키징 두께 기준을 775마이크로미터(㎛)로 제한했다. HBM은 D램 칩을 더 많이 쌓을수록 용량과 속도가 향상되는데, 높이가 제한돼 있는 만큼 패키지 두께를 더 줄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진다.

하이브리드 본더는 HBM에 들어가는 D램을 쌓을 때 하나로 엮어주는 장비다. 현재 주로 활용되고 있는 ‘TC 본딩’ 방식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TC 본더는 칩과 칩을 붙일 때 가교 역할을 하는 범프(단자)가 필요하지만, 하이브리드 본더는 칩과 웨이퍼의 구리 배선을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범프가 필요하지 않아 HBM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발열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HBM4E 16단 제품에서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HBM 시장에서 반등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20단 제품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TC 본더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한미반도체에 이어 최근 들어 SK하이닉스에 TC 본더 수주를 본격화하고 있는 한화세미텍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여기에 최근 LG전자 생산기술연구원까지 뛰어들었다.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세 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는 연구개발(R&D)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1~2년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비용은 기존의 TC 본더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데다, 16단 제품까지는 TC 본더로도 충분히 두께 기준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HBM 고적층 경쟁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20단 이상으로 갈수록 하이브리드 본딩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결국 차세대 기술을 누가 더 잘 준비했느냐에 따라 시장 강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특허 내고 협력사·학계와 맞손…3사 전략은

하이브리드 본딩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칩 간 접합 정밀도와 칩 표면 청정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밀도와 청정도를 높이기 위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한화세미텍이 등록한 하이브리드 본더 관련 특허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에서 어닐링(annealing) 작업을 두 번에 걸쳐 진행한다.

어닐링은 위·아래 칩을 붙일 때 높은 열을 가해 구리가 팽창하도록 한 뒤 서로 붙도록 하는 열처리 작업이다. 어닐링을 통해 구리와 구리를 직접 연결하면서 생길 수 있는 내부 빈 공간을 없앨 수 있다. 본격적인 어닐링 작업 전 ‘프리어닐링’을 통해 5~10분간 100~150도 온도에서 사전 열처리 작업을 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결함을 줄이고 접합 정밀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칩과 칩을 바로 접합하기 때문에 표면 접합면의 미세 요철을 없애 평탄도와 청정도를 높이는 화학적기계연마(CMP) 등의 기술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미반도체는 어닐링을 비롯해 CMP, 플라즈마 등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여러 협력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반도체 장비 기업 테스와 하이브리드 본더 기술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미반도체 HBM4용 ‘TC 본더 4’.(사진=한미반도체)


LG전자 생산기술원은 가장 최근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아직까지 선행 연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최근 인하대와 함께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관련 정부 과제를 따내는 등 학계와 함께 협력하며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하대는 조만간 상부 칩과 웨이퍼의 정렬을 확인할 때의 거리를 좁혀 접합 정밀도를 높이는 기술 관련 특허를 낸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존 TC 본더의 한계를 보완하고 정밀도·청정도를 높여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국내 하이브리드 본딩 삼국지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베시는 칩과 웨이퍼 사이의 정렬 오차 범위인 정밀도를 50나노미터(nm) 이하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에 나서 베시에 준하는 기술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조만간 중국 등 해외 기업들에게 추격 당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연구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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