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욱 협회장은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월 취임 이후 국회를 거의 매주, 많게는 한 주에 3번도 가고 있다”며 “ACP는 올해 안에 소관 상임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와 간담회를 갖고 ‘법치주의 확립과 국민의 기본권 증진을 위한 정책입법 제안서’를 전달한 김 협회장은 “대통령께서도 ACP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국회에서도 얘기를 나눠보면 이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분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ACP는 변호사의 권리가 아니라 변호사한테 상담받는 의뢰인들의 권리”라며 “선진국 중에 우리나라 빼고는 다 있는 제도로, ACP가 없다는 건 사법 후진국의 상징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ACP와 함께 추진해온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도 “이번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 같다”며 낙관론을 내놨다. 김 회장은 “디스커버리는 소송 전에 양측의 주요 증거들을 다 오픈해놓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제도”라며 “소 제기 전에 시시비비가 가려져 소송이 더 빨리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기업과 개인 간 분쟁 등 한쪽이 소송 시작부터 불리한 경우가 많은데, 증거를 안 내놓고도 승소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정보를 다 오픈해서 평등한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지난 4월 SK텔레콤(017670)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이 반복되는 이유는 예방하는 비용보다 보상하는 비용이 항상 더 낮기 때문”이라며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위자료가 과하게 낮은 국내 현실에 비추어 현재 최대 3배로 규정돼 있는 손해액 대비 징벌적 배상 규모를 5배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한정된 기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많아 항상 마음이 불편하고 조급해진다”면서도 “15대 공약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중심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협의체를 만들어서 법조 관련 장기 비전을 재설정할 때가 됐다”며 “객관적인 데이터와 팩트를 놓고 말했을 때 변협에서 주장해온 내용의 타당성이 인정되리라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임기(3년)는 정해져 있는데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너무 많다. 대부분 소통과 협의를 거쳐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다. 마음이 조급하기도 해서, 긴 안목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ACP 도입 추진 상황은 어떤가.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ACP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와 오랫동안 소통하면서 설득해왔다. 정면으로 반대하는 분은 거의 없다. 명분이 확실하다. ACP가 없는 건 사법 후진국의 상징 같은 것이다. 수사기관에서는 내심 불편할지 모르지만 특별히 반대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연내 국회에서 상정돼 내년에는 통과되도록 하고 있다.
-디스커버리 도입도 함께 추진해왔다.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변호사들의 수입은 그대로인데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거나, 소송이 길어지고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디스커버리가 보편화돼있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소 제기 전에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더 빨리 분쟁이 종료되곤 한다. 재판 지연 해법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가 필요한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이 반복되는 이유는 예방비용보다 보상비용이 더 낮기 때문이다. 기업이 한 번 문제가 터지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어야 예방의 강제성이 생긴다. 최근 대통령께서도 이같은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변호사 과잉공급이 심각한가.
△관련 데이터를 아는 사람들은 신규 변호사 배출 숫자를 줄이자는 것에 반대하기 어렵다. 당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까지 국민 1인당 변호사 수를 늘리겠다던 정책 목표를 2022년에 이미 초과했는데 이후 방치되고 있다. 나아가 학령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배출 수는 매년 증가하는 중이다. 변호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 광고비가 올라가고 그 비용은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 포털 광고비용이 의사 대비 3배 이상 비싼 게 법조계다.
-로스쿨 제도의 문제도 지적해왔다.
△결원보충제 폐지를 10년 전부터 주장했다. 편입학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전국 25개 로스쿨이 사실상 담합으로 편입학을 막고 있다. 편입학을 부활시키고 로스쿨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도모해야 한다. 하위권 로스쿨은 객관적 평가를 받아서 평가 미달이면 인가 반납을 해야 한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10%대인 로스쿨도 있는데 학생 자질이 부족한 게 아니라 커리큘럼의 문제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15대 공약 중 ‘ACP, 디스커버리, 징벌적 손해배상’ 세트가 가장 중요하다. 2016년부터 10년째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사회적 약자 보호법안 민생 3법’이다. 국회 중심으로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협의체를 만들어 장기 비전을 재설정할 때가 됐다.
-변호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변호사 직역 이기주의라는 오해를 해소하고, 인권과 정의 수호, 법치주의 완성 최일선에 있는 변호사의 실제 모습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모두 선진국형 제도다. ‘국민들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명분으로 설득하고 있다.
|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
△1979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문위원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법조인협회 초대회장 △국가수사본부 수사심의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사법연수원 운영위원 △제96·97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현)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현)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