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시장 확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최준용 SK하이닉스 HBM사업기획그룹 부사장(상무)은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종 사용자의 AI 수요가 매우 강하고 견조하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계획 중인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설비 투자는 앞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과 HBM 구매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분명하다”며 연 30% 성장 전망도 “가용 에너지 등 제약을 고려한 보수적 수치”라고 설명했다.
HBM은 2013년 처음 양산된 D램 표준의 일종이다. 칩을 수직 적층해 전력 소모와 공간을 줄이면서 복잡한 AI 연산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최근 JP모건·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HBM3E 공급이 본격화할 때 가격이 평균 10%, 최대 3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실적발표에서 “HBM3E 공급이 단기적으로 수요 증가를 앞지를 수 있다”며 가격 압박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HBM 공급으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부사장은 “고객마다 원하는 성능과 전력 특성이 다르다”며 “우리는 경쟁력 있는 맞춤형 제품을 자신 있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HBM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 등 일부 대형 고객 중심이지만, 2030년에는 수백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HBM4에는 고객 요구에 맞춘 로직 다이(베이스 다이)가 적용돼 경쟁사 제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구조를 갖출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통해 ‘대체 불가’ 포지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생산 계획이 없는 국가산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에 대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과 AI 연구개발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