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이자 앙숙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백악관 초상화를 외진 곳으로 옮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CNN은 10일(현지 시간)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전시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인파가 드문 그랜드 층계 쪽으로 옮겨 걸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매일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백악관 곳곳에 걸린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의 초상화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핵심 관광 요소로 꼽힌다. 2022년에만 해도 오바마 전 대통령 초상화는 인파가 드나드는 중앙홀 쪽에 있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초상화 이동은 이번 행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악관은 이미 지난 4월 오바마 전 대통령 초상화를 기존에 걸었던 중앙홀 벽의 맞은편으로 한 차례 옮겼다. 원래 자리에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피습을 당했을 당시 주먹을 치켜들며 찍힌 유명한 사진이 걸렸다.
또다시 옮겨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그랜드 층계 위쪽에 걸렸다. 이곳은 대통령 관저 공간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대통령 가족과 비밀경호국, 선별된 직원만 드나들 수 있는 제한적인 곳이어서 방문객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번 초상화 이전이 "몇 년에 걸쳐 이어진 44대 대통령(오바마)과 47대 대통령(트럼프) 간 긴장을 강조한다"라고 평가했다. 46대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 초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썩 좋지 않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그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 위치도 바뀌었다. 이들 초상화도 계단 공간에 걸렸다고 CNN은 전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찍었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내외는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엔 참석했으나 오찬에는 불참하며 역시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CNN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크건 작건 백악관의 거의 모든 미적 변화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라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은 이날 보도에 관해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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