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년 만에 한국 선수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현재 유일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여름 이적시장 종료를 3주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이 이번 여름 이미 두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으며, 울버햄프턴을 떠날 수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이적시장마다 수많은 이적을 정확히 전하며 ‘히어 위 고(Here we go)’라는 유행어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황희찬의 차기 행선지로는 백승호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버밍엄 시티가 거론된다. 버밍엄 지역지 버밍엄 메일은 “황희찬은 버밍엄의 여름 이적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라며 “지난 시즌 울버햄프턴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구단이 그의 이적을 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 EPL에서 29경기 12골을 기록하며 선수 경력의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21경기 2골에 그쳤다. 새로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다른 공격수를 더 선호했고, 황희찬은 EPL 4경기 선발 출전에 그쳤다. 페레이라 감독은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만약 다른 구단에서 뛰는 것이 낫다고 느끼면 떠날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문제는 황희찬이 이적할 경우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2005년) 이후 20년간 이어져 온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계보가 한 시즌 동안 끊기게 된다. 최근 몇 년간 EPL 구단과 계약한 어린 유망주들은 대부분 1군 무대에 곧바로 자리 잡지 못하고 하부리그나 타 리그로 임대됐다. 경험을 쌓는다는 명목이지만, 이들이 실제로 EPL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10년 만에 EPL을 떠난 ‘손흥민 다음 세대’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지수(브렌트퍼드)는 독일 2.분데스리가(2부)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임대됐다. 양민혁(토트넘)은 챔피언십 포츠머스로, 올여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합류한 윤도영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1부) 엑셀시오르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여기에 황희찬마저 이적하면 EPL 한국인 계보가 사실상 끊기게 된다.
그나마 남은 희망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박승수다. 뉴캐슬은 박승수를 21세 이하(U-21) 팀에서 육성할 계획이었지만, 토트넘과 에스파뇰을 상대한 프리시즌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에디 하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우 감독은 “1군에서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EPL 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즌 중에는 1군 훈련과 U-21 팀 경기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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