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대형 플랫폼 쿠팡이 ‘독과점’ 이미지를 걷어내고 중소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자사 브랜드(PB) 개발부터 해외 시장 진출까지 동행하며 중소기업의 새로운 판로 개척을 뒷받침하는 교두보로 나선 것이다.
상생 기조 본격화 행보를 통해 쿠팡은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움직임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 중소기업의 대만 수출액은 15억8000만달러(한화 약 2조190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대만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것과 관련해 국내와 유사한 물류배송 환경을 꼽았다. 향후 진출 국가 확장 이전 첫 시험대로 대만 시장에서 로켓 배송 시스템을 점검하려는 의도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쿠팡의 최대 강점 ‘로켓배송’ 시스템의 밑바탕으로 지목되는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 center)’를 대만에 설립하면서 이에 따른 연쇄 효과로 외연 확장 기회를 얻은 기업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풀필먼트는 상품 준비와 포장, 배송까지 물류 운송 전 과정을 담당하는 서비스로 쿠팡과 함께 대만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의 수는 지난 2023년 기준 약 1만2000곳에 달한다. 최근 미국 관세 협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기업들이 쿠팡의 대만 진출에 합세해 로켓배송 사업 안착에 힘을 실으며 공생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쿠팡의 중소기업 상생 진출은 업계 내 차별화된 B2B, B2C 모델을 구축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지속되는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인지도 상승과 수출 다변화를 통한 공급망, 수익성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감돈다.
실제 쿠팡의 PB상품 ‘곰곰육수’를 제조하는 ‘놀이터컴퍼니’는 대만 진출 성장세에 힘입어 생산 직원 5명을 추가로 고용한 데 이어 화성공장 본사 140평 확장을 앞두고 있다. 또 쿠팡은 수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서류와 통관, 배송에 마케팅까지 모두 전담하고 있다. 대만 내 로켓배송 주문 증가로 일부 중소기업들도 수출 비용 부담을 20~30%가량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과 상생하는 중소기업의 행보는 대만에서 멈추지 않는다. 대만 시장 내 쿠팡의 사업 안정화에 일조한 일부 기업들이 동남아와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하는 사례 역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이다. 해외 물류 운송 기업을 따로 두지 않고 사업을 전개할 필요 없이 ‘원스텝’ 형식으로 쿠팡과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는 점도 진출 기업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중소기업 협업, 상생 사업에 장기적인 방향성이 갖춰진다면 산업 전반의 구조를 변화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쿠팡이 미국 기업으로 국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나타나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종식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시장 독점 기업으로 비춰졌던 모습에서 벗어나 사회적 상생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파트너 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동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조연성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쿠팡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들로 인해 향후 해외진출을 노리는 기업들도 타 국가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협업 관련 매력도는 높을 것”이라며 “쿠팡은 국내는 물론 대만에서도 성공 사례를 만들고 있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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