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빨리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떠나 첼시행을 마무리짓고 싶다는 마음을 소셜미디어(SNS)에 노골적으로 암시했다.
가르나초는 11일(한국시간) SNS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을 통해 개인 운동 공간에서 의자에 걸터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를 감싸쥔 사진을 올렸다. 여기에 모래시계 그림과 말줄임표를 추가했다.
가르나초가 놓인 상황을 볼 때, 이적 협상이 성사되는 걸 기다리기 힘들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가르나초는 현재 첼시행이 추진 중이다. 첼시는 이미 콜 파머, 페드루 네투 등 뛰어난 2선 자원들을 보유했고 윙어 제이미 바이노기튼스, 최전방에 리엄 델랍, 주앙 페드루를 영입하면서 공격진의 퍼즐을 거의 다 맞췄다. 주앙 펠릭스, 노니 마두에케를 이미 내보냈고 크리스토퍼 은쿤쿠도 방출 추진 중이다. 영입 추진 중인 가르나초와 사비 시몬스까지 성공하면 새로운 공격 조합이 다 완성된다.
첼시와 맨유의 협상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첼시 측에서 전액 현금 영입은 부담스럽다며 스트라이커 니콜라 잭슨, 2선 자원 은쿤쿠를 포함시키려 했으나 맨유가 연달아 거절했다. 이적료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첼시는 가르나초 영입이 무산되더라도 현재 멤버들에 시몬스를 더한다면 최전방과 2선의 주전급 선수들이 충분해진다. 맨유는 5,000만 파운드(약 933억 원)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 거래에서 여유 있는 쪽은 첼시다.
가르나초는 아직 완성된 선수는 아니지만 재능은 충분하다. 유소년팀 시절 맨유에 합류해 서서히 1군에 모습을 보이다 지난 2시즌은 주전급으로 뛰었다. 2024-2025시즌의 경우 팀 전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있지만 컵 대회 포함 11골 10도움으로 준수한 파괴력을 보여줬다.
맨유 입장에서 어리고 잠재력도 좋은 선수를 내보내야 하는 이유는 감독과의 불화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중요한 경기에 투입을 꺼리자, 가르나초가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자마자 맨유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다.
만약 첼시가 영입을 포기한다면, 가르나초는 딱히 갈 곳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관계가 틀어진 아모림 감독 아래로 돌아가는 것 역시 위험부담이 크다. 가르나초 입장에서 초조할 만한 상황인 건 맞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팀을 떠나려는 마음을 대놓고 팬들에게 보여주는 게 이득이 되는 행동은 아니다.
맨유는 방출명단에 오른 젊은 선수들이 유독 SNS로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 팀이다. 비슷한 시기 방출 명단에 오른 제이든 산초, 마커스 래시퍼드 등이 과거 임대로 떠났을 때 후련하다는 기분을 SNS에 올리고 서로 공감하는 등의 사례에 가르나초까지 더해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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