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인공지능 두뇌 영입 위한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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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인공지능 두뇌 영입 위한 ‘쩐의 전쟁’

이슈메이커 2025-08-11 09:13: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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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공지능 두뇌 영입 위한 ‘쩐의 전쟁’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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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리콘밸리는 ‘인공지능(AI) 두뇌’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업들은 슈퍼스타급 연구자를 영입하기 위해 수천억 원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연구자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CEO나 창업자가 직접 전화를 걸고 식사를 함께하며, 개인 전용기를 띄우는 시대다. 외신들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교묘해지는 연구 인력 확보 경쟁을 ‘프로 스포츠 선수 수준의 스카우트 경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공격적 투자로 핵심 인력 ‘싹쓸이’
메타가 최근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소(MSL)’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연이어 합류하고 있다. 올해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 시장의 실망을 받자 ‘초지능’ 프로젝트로 재기를 노리며 우수 인력 투자에 나선 결과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인류 새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 믿으며 메타가 앞장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와 함께 지난해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를 설립한 인물인 다니엘 그로스 SSI 전 최고경영자 겸 공동 창업자는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해 AI 제품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CEO는 한 때 SSI 인수를 시도했지만, 수츠케버의 거절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저커버그 CEO는 그로스를 초지능 연구소로 영입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에 합류한 그로스는 SSI를 공동 창업하기 전까지 냇 프리드먼 전 깃허브 CEO와 함께 기술 투자자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프리드먼 역시 현재 메타에 합류해 알렉산더 왕 전 스케일 AI CEO와 함께 초지능 연구소를 함께 이끌고 있다. 왕의 합류 역시 메타가 데이터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 지분 49%를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143억 달러에 사들이며 이뤄진 결과다. 메타는 AI 음성 기술을 개발하는 소규모 스타트업 플레이AI도 통째로 인수하며 이 연구원들도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시켰다. 여기에 애플에서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총괄하던 엔지니어 겸 매니저인 뤄밍 팡도 메타에 합류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메타는 팡을 영입하기 위해 2억 달러가 넘는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가 최근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소’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연이어 합류하고 있다. ⓒAnthony Quintano/Flickr
메타가 최근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소’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연이어 합류하고 있다. ⓒAnthony Quintano/Flickr


  또한 저커버그 CEO는 AI 부서를 재편해 인간 수준의 역량을 맞추거나 초과하는 AI 기술인 ‘슈퍼인텔리전스’ 개발을 위해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에서 인재를 영입했다. 최근 몇 주 사이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한 최상위급 AI 연구자는 11명 이상인데, 저커버그가 직접 연구원의 논문을 검토하고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접촉해 영입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오픈AI 연구원 8명을 영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메타가 오픈AI 직원 여러 명에게 이 같은 제안을 했으나, 현재까지 누구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한 지 약 1주일 만이었다. 트라핏 반살이 대표적으로 그는 오픈AI 첫 추론 모델인 ‘o1’ 개발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재를 대거 빼앗긴 알트먼 CEO는 메타가 자사 엔지니어들에게 이직 시 최고 1억 달러의 보상 패키지로 영입을 시도했다고 전하며 “미친 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픈AI 경영진은 직원들의 보상을 정비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연구개발 역량과 직원 사기가 상당히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메타는 한때 오픈소스 AI 모델 경쟁을 이끌면서 산업 리더로 주목받기도 했으나, 올해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며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내놓은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4’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출범한 초지능 연구소는 메타의 기본 AI 연구팀과 메타의 라마 모델 개발팀, 메타의 AI 제품 팀을 총괄할 예정이다. 메타는 700억 달러 이상을 연구소에 투입한다는 방침으로, 대형 프로젝트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AI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인력을 경쟁사에 빼앗긴 후 오픈AI는 추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주식 보상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도 소수의 S급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의 CEO 바룬 모한과 주요 엔지니어들을 영입했다.

 

다니엘 그로스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전 CEO는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해 AI 제품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Steve Jennings/Getty Images for TechCrunch/Flickr
다니엘 그로스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 전 CEO는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해 AI 제품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Steve Jennings/Getty Images for TechCrunch/Flickr

 

‘두뇌 수지 적자’ 커지는 한국
글로벌 빅테크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으로 AI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인력 유출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만 명당 인공지능 인재 순유출이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인재 유출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해외로 유출된 국내 전문인력은 12만 9,000명에 달했으나, 같은 해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전문인력은 4만 5,000명에 그쳤다. 이로 인해 SGI가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에서 해외 전문인력의 국내 유출 수치를 뺀 값으로 명명한 ‘두뇌 수지 적자’는 8만 4,000명으로, 2019년보다 6,000명 증가했다. 또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주요국 AI 인재 양성 및 유치 정책’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 2,354곳 중 81.9%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역시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7년에는 AI 분야에서만 1만 2,800명의 신규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보고서는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 체계, 연공서열식 보상 구조, 열악한 연구 인프라, 국제 협력 기회 부족 등 구조적 부분을 유출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문인력 유출은 국가가 투입한 교육비용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졸자의 평생 공교육비는 약 2억 1,483만 원인데, 이들이 해외에서 경제활동을 할 경우 발생하는 세수 손실은 1인당 약 3억 4,067만 원에 달한다.

 

첨단 분야를 ‘국가 미래 산업의 핵심축’으로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급 인재 확보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첨단 분야를 ‘국가 미래 산업의 핵심축’으로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급 인재 확보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분야를 ‘국가 미래 산업의 핵심축’으로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에 “최고급 인재 확보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기술 인력 유출 방지 차원을 넘어, 고급 인재를 보호하고 미래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인력 기반 확대를 위한 재정 투입을 늘리고 있다. 2027년까지 첨단전략산업기금 20조 원을 조성하고,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소기업에는 7,000억 원 규모의 투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에는 5조 원이 배정됐고,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1조 1,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은 조금씩 불이 붙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사 AI 인프라 구축과 AI 적용 확산을 총괄하는 ‘AI 생산성 혁신그룹’을 신설해 조직 역량을 강화했다. 또한 ‘AI 크루’ 제도를 통해 사내 AI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대만이나 미국 등 해외 현지 채용도 확대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매년 ‘SK 글로벌 포럼’을 열어 현지 AI 전문가들을 초청해 회사 비전과 기술을 공유하는 동시에 인재 영입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스템 아키텍처 세션’을 신설해 AI 메모리 및 컴퓨팅 시스템 분야의 전문 인재와 접점을 넓히고, 최고경영진이 직접 참석해 인재들과 소통하는 등 인재 채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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