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LAFC에서 첫 단추를 잘 꿴 손흥민의 과제는 '손케 조합‘ 시절처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 파트너와의 호흡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에 있는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25라운드를 치른 LAFC가 시카고파이어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이 토트넘홋스퍼에서 LAFC로 이적한 뒤 처음 투입된 경기다.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아직 경기력이 최상은 아닌 듯 보였다. 퍼스트 터치로 상대를 제치려는 시도가 몇 번 실패했고, 좁은 공간에서 상대 선수에게 둘러싸인 뒤 공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괴력을 끌어올리다가 결국 특유의 전방 침투로 상대 태클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동점골을 사실상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문전 침투하는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이날 손흥민에게 간접적으로 어시스트를 받은 부앙가는 LAFC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선수다. 측면 돌파 후 마무리까지 가능한 왼쪽 윙어다. 14골을 넣으며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 2위가 5골일 정도로 부앙가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높았다.
프랑스 태생 가봉 대표인 부앙가는 나름대로 유럽에서 잔뼈가 굵었고, MLS에서 역량을 수 차례 입증해 왔다.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뛰며 프랑스 리그앙에서 10골까지 기록해 봤다. 2022년 LAFC로 이적해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지난 2023시즌에는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해는 득점 2위였다. 다른 최강 공격수들이 주로 동부 컨퍼런스에 모여 있기 때문에, 부앙가가 서부 컨퍼런스 최고 공격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손흥민이 중앙에 배치되는 데뷔전 조합이 이론적으로는 가장 좋다. 부앙가는 이번 시즌 최전방에서도 뛰어 봤지만 왼쪽 윙어 자리에서 더욱 득점 효율이 좋았다. 또한 현재 LAFC에는 믿을 만한 스트라이커가 없다. 나탕 오르다스가 최전방과 오른쪽을 오가면서 활약 중이며 미국 대표 출신 공격수 제레미 에보비세가 경쟁하는 구도였는데, 둘 중 확실한 적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으로 호흡을 더 맞춰간다면 손흥민과 부앙가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부앙가뿐 아니라 측면에서 스피드를 살려 돌파할 수 있는 선수는 많다는 걸 확인했다. 그 중 부앙가가 측면부터 안으로 파고들며 마무리를 하고, 손흥민은 문전에서 수비 배후 침투와 킥력을 활용해 마무리를 하면 주된 득점루트가 하나 늘어난다. 손흥민이 경기 내내 측면을 오르내리고 수비가담을 하면서 진을 빼는 게 아니라, 전방에서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가 치명적인 상황에만 폭발적인 주력을 보여주는 식으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 이날은 손발이 맞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노련해지며 어시스트 비중이 높아져 온 손흥민이 부앙가에게 좋은 스루패스를 내주는 모습도 기대할 만하다.
연봉을 봐도 손흥민과 부앙가가 공격을 이끄는 콤비일 수밖에 없다. MLS는 팀당 2~3명 샐러리캡 예외 지정선수(DP)를 지정할 수 있으며, 거액을 받는 이 선수들이 공격을 이끌곤 한다. 현재 LAFC의 지정선수가 부앙가와 손흥민 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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