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평택 소재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은 “(작전)환경을 감시·감지·이해하는데 도움 줄 수 있는 다영역기동부대(MDTF)와 5세대 전투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생각한다”며 “작전, 전술 부문에서는 숫자를 논할 수 있겠지만 전략 부문에서는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대비태세가 유지될 경우, 병력 감축은 수용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 미국이 2만8500명의 주한미군 병력 중 4500명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지난달 미국의 한 싱크탱크는 주한미군을 1만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에 대해 큰 틀의 합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 현대화에는 주한미군 규모와 역할의 변화, 한국의 국방비 증액 문제, 대북 방어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 확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동맹은 물론 한반도·동북아 정세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사안들이 망라돼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 현대화는 우리 동맹이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진화하는 안보 도전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유지하게끔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작권 전환은 기존에 합의된 방향으로 계속 추진하면 잘 될 것이다”며 “하지만 손쉬운 지름길을 택하게 되면 한반도 내 전력의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단순히 완료했다고 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 이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전구급 한미 연합 훈련을 통해 검증한다.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 3단계를 거치게 돼 있다.
현재 2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으로, FOC 대상 부대 검증은 대부분 완료됐지만 미래 연합사 관련 FOC는 아직 최종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8∼9월 중으로 예상되는 새 국방전략 발표를 앞두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양안(중국·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에 브런슨 사령관은 “늘 그렇듯 각 정부는 자국의 이익에 맞게 결정을 할 것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대만을 지원할 것이기에 한국도 함께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 결론지어진 것처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요청된 것은 북한을 상대하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하란 것일 것이다”며 “우리가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동맹을 현대화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오는 18∼28일 진행된다. UFS 연습은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연습(CPX)과 야외기동훈련(FTX)으로 구성되는데, UFS 연습기간 계획됐던 40여건의 FTX 중 20여건이 9월로 연기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폭염과 홍수 등 자연재해 때문에 훈련 중 일부 일정을 조정해도 괜찮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인으로서 가장 숭고한 사명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며 “연습을 일부 조정했으나, 준비태세를 위해 연습은 온전히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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