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건자재 업체 LX하우시스가 미국에서 실리카 분진 노출 관련 집단소송에 연루된 가운데, 자사 보험사로부터도 소송을 당하며 이중 법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8일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따르면, 리버티뮤추얼화재보험사와 리버티보험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LX하우시스 아메리카를 상대로 보험금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 측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LX하우시스에 발행한 상업 일반 책임(CGL) 및 우산 보험(Umbrella Policy)에 명시된 '실리카 및 오염물질 관련 손해 면책' 조항을 근거로, 현재 진행 중인 100건 이상의 실리카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방어하거나 보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CGL 보험은 기업의 일상적 영업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배상 책임 위험을 보장하는 기본 보험이며, 우산 보험은 CGL 보험 한도액을 초과하는 손해 발생 시 추가 보상해주는 초과 손해액 보상 보험이다.
이번 소송은 2023년부터 미국 내 인조 대리석(엔지니어드 스톤) 가공 노동자들이 LX하우시스를 포함한 총 5900개 건자재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의 일환이다.
노동자들은 장기간 실리카 분진에 노출돼 규폐증 등 폐 질환을 앓게 됐으며, 기업들이 적절한 경고와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 소송 규모는 약 5조20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5900개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금액이다.
리버티뮤추얼은 지난해 11월 8일 1차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으며, 올해 3월에도 보완 통보를 통해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다. 양측이 법률대리인을 통해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보험사가 면책 사유 인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LX하우시스는 노동자들의 본안 소송(배상금 청구)과 보험사의 면책 소송(보험금 채무부존재확인) 두 가지를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LX하우시스는 미국 시장 사업을 지속 확대해 왔으며, 2024년 기준 전체 건자재 부문 매출의 약 19%에 해당하는 4867억원을 미국 시장에서 기록했다.
현대L&C, 롯데케미칼 등 다른 국내 건자재 기업들도 함께 연루된 상황에서, 실리카 소송 본격화와 보험사의 방어 책임 부인이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근로 환경에서 실리카 노출과 관련해 미국 내 다수 제품 가공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2023년 건축자재 기업들을 상대로 다수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가 5조원대 규모 소송을 피소당한 것이 아니라 소송 주체가 전체 피고기업 약 5900개를 대상으로 소장에 명시한 총 소송금액"이라며 "관련 소송으로 인한 당사의 추정 재무 영향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기에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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