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지난 7월 역대 동월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칩 수요 확대에 더해 미국 내 공장 보유에 따른 반도체 관세 면제 수혜 기대가 겹치면서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 TSMC는 7월 매출이 3232억대만달러(약 15조77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7월 최대 실적이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1~7월 누적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다.
엔비디아, 애플 등 AI·스마트폰 주요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TSMC는 전 세계 첨단 산업의 ‘공급 풍향계’로 불린다. 최근 애플은 중국 수요 호조에 힘입어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분기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등 AI 및 모바일 칩 수요 모두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방침에서 TSMC가 사실상 ‘예외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시장은 긍정적 평가를 더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행사에서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도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어 7일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위원은 의회 브리핑에서 “TSMC는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 관세에서 면제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부터 대만은 미국과의 상호관세 체계에 따라 20% 관세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15% 관세가 적용된 한국·일본 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애리조나에 미국 내 세 번째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TSMC는 지난 3월엔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650억달러 투자에 더해 총 6개의 첨단 웨이퍼 공장과 2개의 첨단 패키징 공장을 미국에 세울 계획이다. 이 같은 미국 내 대규모 설비 투자로 TSMC는 1조달러에 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투자 유치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찰스 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TSMC와 글로벌웨이퍼스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를 바탕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투자가 ‘관세 장벽’을 넘어서는 주요 조건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투자 속도와 범위에 따라 시장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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