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이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하며 2기 체제를 열었다. 상반기를 보낸 함 회장의 첫 연임 이후 반년 성적표를 중심으로 성과를 돌아보며 하반기 과제를 짚어본다.
함영주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그룹은 비이자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비이자익 성장은 하나은행이 주도해 왔다.
그룹 종합 성적 순위는 낮다. 다만 하나은행은 경쟁력을 갖춘 외환사업 및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비이자익 중심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금리인하 기조로 비이자익은 그룹 실적을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나은행이 보유한 비이자익 경쟁력은 하반기 그룹 실적에도 관건이 될 수 있다.
지주 실적 이끈 비이자익…53%가 하나은행
하나그룹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2조3010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순익으로 4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순익으로는 지난해 동기보다 13.5% 오른 1조1733억원을 거뒀다. 하나‧외환은행이 합병한 지난 201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도 최대 규모다. 지난 상반기 그룹 순익에서 비이자익만 60%에 달하면서 비이자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그룹 비이자익은 1조39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0% 성장했다.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증대되면서 매매평가익(8265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수수료이익(1조804억원) 또한 투자금융이 확대되면서 퇴직연금‧방카슈랑스 등 축적형 수수료가 확대됐다.
하나그룹의 비이자익 성장은 하나은행이 선도하고 있다. 상반기 그룹 비이자익에서 하나은행 비중은 53%였다. 그룹의 비이자익 부문에서 은행 비중은 이번 2분기 56%였으며 지난 1분기에도 50%였다.
하나은행은 특히 올해 들어 비이자익 부문에서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하나은행의 비이자익은 74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4.4%나 성장했다. 이번 2분기와 지난 1분기 비이자익은 4106억원‧33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3.8%‧41.9% 확대됐다.
하나금융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등 수수료 이익 항목들이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며 상반기 수수료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그룹의 상반기 매매평가익의 경우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반영된 가운데 시장 변동성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 및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유가증권 및 외화파생 관련 매매익이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하나은행, 비이자익 수익다각화
하나그룹은 상반기 순익 순위에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등이다. 그룹 순익은 같은 기간 다른 지주와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은행만 보면 차이는 미미하다. 하나은행 순익은 상반기 1‧2등을 한 신한‧KB국민은행과 비교할 때 1000억원~18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엔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하나은행은 핵심 사업으로 외국환‧기업금융‧WM을 두고 있다. 모두 탄탄한 비이자이익을 창출하는 효자 분야들이다. 이번 상반기 은행 비이자익도 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되고 투자금융 자산을 늘린 영향이 컸다. 공모펀드 판매 점유율에서도 하나은행은 은행권 내 1위를 유지했다.
외화 사업 강자로서의 지위는 꾸준히 비이자익 수익 다각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시장 리그테이블 결과에서 하나은행은 가장 많은 외환거래량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심사에서 하나은행은 현물환시장‧외환스왑시장 각 분야를 비롯해 둘을 합친 전체 분야에서 모두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퇴직연금 부문에서도 하나은행은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23년부터 이번 상반기까지 하나은행은 은행권 퇴직연금사업자 중 적립금 증가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이번 상반기 4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4000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중 3개 부문인 적극투자형‧중립투자형‧안정투자형 연간 수익률로도 은행권 1위였다.
비이자익 활약 기대되는 하나은행
은행권은 비이자익을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금리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맞물린 데다 지난달 24일엔 이재명 대통령이 ‘이자장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배경에서다. 이에 은행권은 이자이익 외 수익을 개선하는 게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됐다.
이는 비이자익을 꾸준히 늘려온 하나은행에는 우위를 선점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상반기 하나은행의 비이자익(7406억원)은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상반기 KB국민은행의 비이자익은 5402억원, 신한은행 6732억원, 우리은행 6597억원이었으며 NH농협은행은 6208억원이었다.
상반기 당기순익이 2억원 이상인 시중은행(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가운데 순익 내 비이자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익은 상반기 당기순익 중에서 35.5%를 차지했다. KB국민은행은 24.7%, 신한은행 29.7%였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2분기 하나그룹의 순익은) 우호적 시장 여건을 바탕으로 비이자이익이 예상 대비 견조했다”며 “은행 중심으로 양호한 이익을 실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2분기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가 전분기 대비 실적개선의 주요 원인”이라며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증가 등 매매평가이익이 증가했고 수수료이익도 자산관리 수수료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7.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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