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64억 91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말 성수기를 고려하면 연간 11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르다. 수출 시장은 과거 중국 중심에서 미국·일본·유럽 등으로 다변화했지만, 고급 시장은 프랑스 로레알과 일본 시세이도에, 중저가 시장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리는 양상이다. 최근 LG생활건강(051900)의 실적 부진은 산업 전반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K뷰티 초창기에는 한류 스타와 콘텐츠가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지금은 기능성과 품질이 관건이다. 설화수(아모레퍼시픽(090430))·더후(LG생활건강) 등 대형 브랜드는 중국에서 성장했으나, 한한령 이후(코로나19 팬데믹 등 악재) 입지를 잃었고 그 사이 현지 브랜드가 급성장했다. 인디 브랜드는 창의성으로 약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의 한계로 장기적인 성장에는 제약이 따른다. 여기에 표시·광고 실증제처럼 과도하거나 불명확한 국내 규제는 마케팅을 위축시키고, 제품 효능 전달마저 가로막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제도는 지난 25년간 산업 성장을 이끌었지만, 글로벌 시장이 더마·코스메슈티컬(의약·기능성 화장품) 중심으로 재편되며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다.
K뷰티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보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기업은 건강·감성·생명과학을 결합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넓히고,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산업 전반에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인디 브랜드는 대기업이 다루기 어려운 틈새시장을 창의성과 기민함으로 공략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 혁신과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해 대기업의 첨단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증제 기준 명확화, 더마·코스메슈티컬 인증 간소화, 해외 통관·규제 대응 플랫폼 구축 등이 그 출발점이다. K뷰티가 한류를 넘어 진정한 글로벌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제도 개선이 반드시 맞물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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