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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물들은 외형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경계심을 자극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성기처럼 생겼다’기보다는
훨씬 더 본능적으로 불쾌함을 유발하는
이른바 ‘좆같이 생긴’ 형용사의 영역에
가까운 형상 때문이다.
길쭉하고 축축한 외형,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촉수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공격성을 지닌
이 생물들은 외모만큼이나 생태 또한 독특하다.
원래는 편형동물, 선형동물, 환형동물 같은
이른바 ‘벌레 시리즈’와 함께 다뤄졌어야 할 주제지만
당시 누락된 탓에 이번 ‘좆-like animals’ 편에
포함하게 되었다.
형태적으로는 편형동물처럼 납작하고
길쭉한 체형을 지니고 있으나
이 생물들은 더 발달된 감각기관
특히 눈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빛을 감지하는 수준이 아니라
방향까지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재생 능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대표적인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되며 외부 자극으로 인해
몸이 잘게 부서지더라도 각각의 조각이
개체로 재생될 수 있다.
그야말로 재생력 SS급
생물학적으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이 생물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몸 안에 독을 가진 촉수를 감추고 있다는 점이다.
평소에는 몸 안에 잘 숨겨져 있지만
먹잇감이 사정권에 들어오면 놀라운 속도로
촉수를 꺼내 휘두른다.
그 속도와 정밀도는 가히 포식자의 그것이며
촉수 끝에는 신경 독소가 포함돼 있어
단순한 타격을 넘어서 먹이를 빠르게 마비시키고
소화가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이 후엔 그대로 먹잇감을 흡수하며 천천히 섭취한다.
이렇듯 ‘그냥 징그러워서 무서운 생물’이 아니라,
외형·감각·생태적 전략까지 모두 괴이한 방향으로
진화한 생물군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생김새는 혐오감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놀라운 생물학적 기묘함을 내포하고 있다.
Tublanus superbus와 Cerebratulus lacteus는
유선형동물문(Nemertea, 리본벌레류)에
속하는 대표적인 생물들이다.
이들은 주로 해양에 서식하며
그 형태와 생태로 인해 ‘좆-like animal’ 계열의
대표적인 사례로 종종 언급된다.
대부분의 유선형동물은 길고 납작하며
점액질에 덮인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크기는 보통 10~50cm 정도지만
종에 따라서는 3m를 훌쩍 넘는 거대종도 존재한다.
실제로 보고된 것 중에는 30m 이상으로
관측된 개체도 있을 정도로
현존하는 가장 긴 동물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들 종은 비교적 단순한 체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재생 능력, 고도로 발달한 포식 메커니즘
그리고 촉수 기반의 독성 공격으로 인해
학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종 중 하나인 Cerebratulus lacteus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젖빛 색깔(‘lacteus’ = milky)의
부드러운 체표를 가지고 있으며
촉수는 몸 내부에 말려 있다가 공격 시
빠르게 돌출되어 먹이를 포획한다.
또 다른 종인 Tublanus superbus 역시
유사한 생태를 지니고 있으며
사냥 방식은 마치 작살을 쏘듯이 독성 촉수를
빠르게 튀어나오게 하여 먹이를 마비시키는 형태이다.
유선형동물들은 편형동물과 외형이 유사하지만
순환계, 배설계, 신경계가 좀 더 발달되어 있으며
특히 입 주변의 독성 촉수(무기, proboscis)는
유선형동물만의 독특한 진화적 산물이다.
이 촉수는 대부분 체강 안에 말려 있으며
사냥 시에는 외부로 튀어나와 강한 압력으로 먹이를 꿰뚫는다.
요약하자면, 이들은 그 생김새로도 혐오감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놀라운 생리적·진화적 특성을 지닌
해양 무척추동물로 바다 속 포식자로서
상당한 위협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저 징그러운 ‘벌레’가 아니라
자연이 만든 정밀한 독침 생체 병기에 가깝다.
의충동물문
해산물 중 일부는 외형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개불은 많은 이들이 처음 봤을 때
당황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기 쉽다.
해삼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렁이와도 비슷하게 생겼으며
경우에 따라선 특정 남성 생식기를
연상케 하는 외형 탓에 ‘이게 대체 뭘까’ 싶어지는 생물이다.
하지만 개불은 해삼도, 지렁이도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둘과는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분류에 속한다.
개불은 의충동물(Urochordata) 혹은
유주동물과도 혼동되지만
사실은 ‘유구동물(Echiura)’이라는 군에 속한다.
쉽게 말해, 개불은 단순히 기묘하게 생긴
몇몇 해양 저서성 생물들의 묶음 중 하나일 뿐이다.
그 독특한 생김새는 진화의 결과일 뿐
다른 동물의 축소판도 변형도 아니다.
개불류의 대표적인 특징은 바다 밑 모래나
진흙 속에 U자형 굴을 파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평소엔 몸 대부분을 굴 속에 숨긴 채 살며
앞쪽에 있는 구문부(proboscis)라 불리는
입 구조물을 바깥으로 길게 뻗어 주변을 탐색한다.
이 구문부에는 섬모가 빽빽하게 나 있어
작은 유기물을 걸러서 입으로 운반하는 데 사용된다.
먹이 활동이 섬세하면서도 효율적이며
그 생태적 역할은 해저 청소부에 가깝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약 70종의
유구동물이 확인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해양 퇴적층에 분포하며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생활을 한다.
흙을 뚫고 기어 다니며 유기물을 섭취하고
또 그 배설물로 해저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돕는다.
생김새는 익숙하지 않지만
개불은 그 자체로 진화적 독립성과 생태적 중요성을
지닌 해양 생물이다 지렁이처럼 보이긴 해도
환형동물은 아니며 해삼처럼 점액질이 많지만
극피동물도 아니다.
해산물로 즐겨 먹는 이들에게는
그저 ‘쫄깃하고 고소한 바다의 맛’일 수 있지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아주 독특한 길을 걸어온 존재다.
성구동물(Sipuncula)은 해양 무척추동물
가운데서도 꽤나 독특한 계통에 속하며
외형과 생활 방식이 의충동물(Echiura)과
유사하여 종종 혼동되기도 한다.
실제로 두 문은 과거 오랫동안
환형동물문(Annelida)의 변형된 형태로
분류되었을 만큼 유사성이 있었고
현재는 분자 계통 분석을 통해 각기 독립된 문으로 구분된다.
성구동물은 몸통과 구문부(probosics)로
구성된 단순한 체형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해저의 모래나 진흙 속
혹은 암초 틈에 굴을 파고 생활한다.
주로 입 주변의 감각 구조물을 이용해 유기물이나
미세한 입자를 걸러먹는데
이 기본 습성 자체는 의충동물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양자를 구분짓는 명확한 형태적 차이가 있다.
첫째, 성구동물은 입 주변에 손가락 모양의
촉수(tentacles)가 방사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 촉수는 섬모와 점액을 이용해 먹이를 포획하거나
걸러내는 역할을 하며, 감각 기능도 수행한다.
반면, 의충동물은 구문부 전체가 납작하고
확장된 형태이며, 촉수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성구동물의 구문부는 필요 시 몸 안으로
완전히 수축시킬 수 있다.
이 특징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며 일부 종은 입구를 차폐하는
석회질 마개 구조물까지 발달시키기도 한다.
의충동물은 구문부를 끝까지 수축할 수 없으며
구조상 일부는 항상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사진에 나온 종은 Sipunculus nudus
한국어로 흔히 ‘성게지렁이’ 혹은 ‘성구지렁이’라 불리며
아시아권에서는 식용으로도 알려져 있다.
비교적 굵고 단순한 외형에 긴
구문부와 뚜렷한 촉수가 특징이다.
생김새는 개불과 비슷하지만
분류학적으로는 엄연히 별개의 문에 속하며
해부학적으로도 결정적인 차이를 가진다.
따라서 성구동물은 겉보기에 의충동물이나
개불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입 구조와 구문부 수축 여부라는
두 가지 결정적 차이로 구별되며
생물학적으로는 별개의 계통으로 이해해야 한다.
유수동물문
심해영상보면 밑에 쫙깔린 애들이 요새키
해저의 모래 바닥에 키틴질로 된 관을
스스로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 살아간다
이 관은 일종의 보호구조물로
외부 포식자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추형동물을 본 이라면 알겠지만
그들과 유사하게 '자신만의 집'을
만든다는 점에서 방어력이 매우 뛰어나다
의충동물이나 성구동물처럼 해저의 퇴적물 속에
정착해 생활하긴 하나
이들과는 달리 구문부(입과 항문을 포함하는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촉수가 극단적으로 발달해 있으며
이 촉수들을 이용해 수중의 유기물이나
미생물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심해저에 가면 이 유수동물들이 숲처럼
빼곡히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종종 ‘심해의 식물’이라 불리기도 하나
실제로는 동물에 해당된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Riftia pachyptila가 있으며
이 종은 수세미 모양의 촉수를 밖으로 내밀고
관 속에 몸체를 숨긴 채 살아간다
심해 열수분출공 근처에서 군집을 이루며
광합성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화학합성 세균과의
공생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이렇듯 유수동물은 독특한 생존전략과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심해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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