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협력체계 강화 한목소리…현명한 병원 이용 위한 부모 교육 필요성도 강조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불안한 마음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 하지만 오랜 대기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결국 지역 전문병원으로 오게 된다. 이때 ‘아, 처음부터 이곳으로 올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다. 상급병원으로의 쏠림을 막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지역병원에서 신속하게 진료받을 순 없을까.
소아진료 공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의 운영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현장 의료진과 함께 제도적·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7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우리아이들병원에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개혁신당)과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 우리아이들병원 백정현 병원장,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차관, 본지 한정선 총괄의사가 참석한 가운데 의료현장 방문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는 소아청소년 전문병원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우리나라 소아진료체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열매를 맺었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은 전국 유일의 보건복지부 지정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으로 소아청소년과(심장, 호흡기, 신장, 신경, 신생아, 내분비, 응급), 소아정신과, 소아치과, 소아 영상의학과 등 세분화된 진료를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달빛어린이병원, 24시간 친구클리닉,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병원으로서 ‘365일 24시간 진료체계’를 구축, 국내 소아진료 공백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이주영 의원은 전직 소아과 의사이자 세 자녀의 부모로서 심도 있는 의견을 전했다. 이주영 의원은 “의료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있어선 1차병원과 3차병원을 연결하는 2차병원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아이들병원은 중간 허리로서 소아진료 공백을 메우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영 의원은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참여기관으로서 우리아이들병원이 구축한 지역협력체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구로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광명시 등의 소아청소년과의원은 물론 부천세종병원(소아심장), 한림대한강성심병원(소아화상), 담소유병원(소아탈장), 김안과병원(소아안과) 등 2차 전문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필요 시 신속히 진료 의뢰함으로써 보호자들이 3차병원의 문을 두드리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하고 있다.
정성관 이사장은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못 하는 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리 병원이 이들을 발굴에 적절히 진료를 의뢰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아이들병원의 협력체계가 롤모델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료 의뢰 및 회송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성관 이사장은 현장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제도적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주변에 대학병원이 있어도 소아진료 공백이 심각하다 보니 365일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병원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경증상태라면 집에서도 충분히 응급대처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관 이사장은 “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장해 병원에 오게 하는 건 소아진료분야에서 바람직한 구조가 아니다”라며 “우리 병원은 주요 응급상황 대처법을 담은 책자 등을 발간해 부모들이 현명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부분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소아진료를 넘어 돌봄에 대한 부분도 조명됐다.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다 보니 아이가 아프면 누가 쉴지 결정하다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차관(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은 “우리아이들병원처럼 소아청소년 진료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 병원이 돌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한다면 부모들이 훨씬 안심하고 병원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그는 입양 아동, 다문화 가정 및 조손가정 아동 등 보건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의 진료와 돌봄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성일 전 차관은 “이러한 아동들이 건강한 꿈나무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아이들병원이 첫 단추를 끼어 안정적인 의료-돌봄 체계가 구축되면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는 MZ세대의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은 큰 공감을 표하며 “현재 우리아이들병원은 입양 아동들에 대한 의료적 자문은 물론 신속한 원스톱 진료를 통해 아이들이 입양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사각지대 아동을 위한 진료시스템을 구축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본지 한정선 총괄이사는 “소아진료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데 있어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소아진료체계를 바로잡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정보전달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우리아이들병원 입원병동 및 외래현장 라운딩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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