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에서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김정후 기자
[프라임경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수요에 대한 의문을 'K-컬쳐'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역화폐에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함으로써 해당 지역이 갖는 문화적 특수성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7일 해시드오픈리서치는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디지털 G2를 향한 첫 걸음' 포럼을 개최했다. 대한민국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 전략과 실행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이번 포럼의 목표다.
디지털 대전환의 요소로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이 꼽히지만 가장 많이 주목 받는 것은 단연 가상자산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맞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관련 법안이 속속 추진, 발의되고 있다.
다만 시장과 학계, 정치권에서는 꾸준히 질문을 던졌다. 원화와 연동된 암호화폐에 국제적 수요가 있겠냐는 것. 달러, 위안 등 디지털 자산에 연동된 화폐 대비 위상이나 통화량에 차이가 있다는 현실적 문제에서 비롯된 의문이었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K-컬쳐'를 해답으로 제시했다. 최근 K-POP과 K-뷰티 등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문화가 화폐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이종섭 교수는 부산광역시를 예로 들며 "국제영화제 등 행사도 있고, 관광을 이유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그 지역에 노출이 되는 순간 좋은 경험이나 거래 내역들이 남는다는 것은 그들이 향후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글로벌 이해관계자로서 부상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화폐를 그런 식으로 글로컬라이징 한다면 지역에서만 쓰고 마는 화폐가 아니라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의 네트워크를 확장시키는 방향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내역 등의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거래 내역이 K-POP 공연 관람에 집중된 소비자의 경우 1번 좌석을 제공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식이다.
이 교수는 "단순하고 유치하다고 느끼겠지만 이게 카드 회사가 하는 일"이라며 "금융 마케팅의 축은 여기에 무엇을 소비하기 위해 왔느냐 하는 출발점을 이용해서 인센티브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때부터는 그 사람의 인센티브가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맞물렸을 때 계속해서 고착화될 수 있는 권리를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결해야 할 제도적 정비 과제로는 △국경간 디지털 신원 및 지갑 사용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 프레임 구축 △신뢰 기반 데이터 공유 체계 마련 △스테이블코인-CBDC-지역화폐의 상호운용성을 위한 실험적 환경 운영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단지 개념적으로 '하냐, 안하냐' '좋냐, 안좋냐' 이런 것들은 너무 시간 낭비인 것 같다"며 "우리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정확히 정리된 상태에서 보다 진보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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