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평양 항공, 매진이라더니…빈자리 수두룩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모스크바-평양 직항 비행편이 운행을 시작했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공들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개장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평양 항공은 매진행진이라던 보도와 달리 좌석 5분의 1 정도만 찼고 갈마지구 역시 일부 외국인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었다는 평가다.

평양-모스크바 첫 직항 여객기 운행 재개 축하의식[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러시아 일부 매체에서 모스크바-평양 직항이 매진됐다고 보도했지만, 텅 빈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와 평양 간 첫 직항편인 러시아 노드윈드 항공사의 보잉 777-200ER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저녁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출발해 이튿날 평양에 도착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항공편 티켓 가격이 4만 4700루블(약 77만원)부터 시작했는데도 판매 개시 5일 만에 모두 팔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TV 채널1도 “양방향 항공권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국영 TV 채널인 러시아24와 러시아1은 모스크바 출발 평양행 항공편의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었으며 그나마 찬 좌석에는 북한 승객들만 앉아 있었다. 러시아1은 모스크바 출발 평양 도착 항공편에는 약 80명 정도만 탑승했으며, 대부분 북한인이거나 공무 탓에 북한을 향하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 등 대표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는 NK뉴스에 러시아와 북한 모두 이번 직항편 개설을 관광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좌석이 빈 기차와 비행기의 사진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간) 주요 협력은 군사 분야일 뿐 상업·관광 연결은 미약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특히 북한의 경우, 관료나 노동자를 러시아로 보낼 수 있는 만큼 항공 재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러시아에게는 부차적인 일일 뿐, 중요한 이슈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빈 비행기처럼 갈마지구 역시 별 다른 인기몰이는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지역에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을 인용해 “서비스는 훌륭했지만 리조트 전체에 손님은 우리 뿐인것 같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광객 13명은 지난달 7일 평양에 도착해 기차로 원산으로 이동한 바 있다. 갈마반도의 일주일짜리 관광상품 가격은 북한 당국에 지불하는 1400달러(194만원)와 러시아 여행사에 내는 약 3만 5000루블(61만4000원) 등을 합해 약 2000달러(278만원)인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굳게 닫았던 국경을 서서히 풀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히 최근 군사밀착까지 이어지는 러시아를 활용해 관광산업을 모색하고 교류를 활성화하려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