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규제' 약발 끝?…강남 28억·마포 20억 신고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아이파크 70㎡ 규모 아파트가 지난 달 29일 28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3월 거래가보다 1억 3000만원 오른 것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 131㎡규모는 7월 30일 20억 5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6.27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소득 등과 무관하게 6억원 한도로 제한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조짐이었으나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6.27대출 규제 약발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세·매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동향(사진=한국부동산원)

◇ 서울 25개 자치구 중 16개 가격 상승폭 확대

7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첫째 주(7월 29일~8월 4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동안 0.14% 올라 전주(0.12%)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6.27대출 규제가 나온 이후 5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으나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강북 14개구의 아파트 가격은 0.10% 올라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강남 11개구는 0.16% 올라 2주 연속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5개 자치구 중 16개 자치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해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며 전반적인 수요가 위축됐으나 재건축 이슈 단지, 역세권·학군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며 지난 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이 갈렸다.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동안 0.15% 올라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서초구는 16%로 6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송파구는 7월 셋째 주 0.43% 오르면서 상승폭이 커지더니 8월 첫째 주 0.38% 오르면서 2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는 상승폭이 6주 만에 확대됐다. 마포구는 0.14%, 성동구는 0.33%, 용산구는 0.22% 올라 전주(0.11%, 0.22%, 0.17%) 대비 상승폭이 모두 커졌다. 광진구 아파트 가격은 0.17%에서 0.24%로, 강동구는 0.07%에서 0.14%로 6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목동 학군지가 위치한 양천구는 0.17%에서 0.18%로 5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0.05% 올라 5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는 0.01%에서 0.02%로 올랐다. 과천은 0.29%에서 0.34%로, 성남시 분당구도 0.25%에서 0.47%로 모두 5주 만에 상승폭이 커졌다. 인천은 0.02% 하락해 전주(-0.03%)보다 하락폭이 축소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6.27규제 이후 서울은 6월 1만 1000건 거래에서 7월 3000여건 거래로 거래시장이 3분의 1토막 났지만 재건축이 추진되거나 신축 선호가 큰 강남권, 한강변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공급 감소와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전세 오름세가 동반되는 과천, 분당도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며 “올 가을 이사철 전·월세 가격 향방과 곧 발표될 공급 대책 효과가 서울 주택 시장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은 전세 가격 상승폭 둔화, 분당은↑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1% 상승해 3주 연속 같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방 아파트 가격은 0.03% 하락했다. 전주(-0.02%)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대구광역시는 0.07%, 대전광역시는 0.03% 하락하며 전주(-0.10%, -0.06%)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을 신속 추진 과제로 제안하는 등 행정수도 이전이 거론되자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0.09% 올랐다. 2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올라 전주와 상승폭이 같았다. 수도권은 0.02% 상승해 전주(0.01%) 대비 상승폭이 커졌으나 서울은 0.06%에서 0.05%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역세권·학군지 등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부족하나 서초구 메이플 자이 대규모 입주와 구축단지 수요 위축으로 전세보증금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초구는 전세 가격이 0.10% 하락해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는 0.01% 올라 전주 보합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과천은 0.20% 올라 전주와 상승률이 같았으나 분당구는 0.04%에서 0.15%로 상승폭이 커졌다. 인천은 0.05% 하락해 전주와 같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방 아파트 전세 가격은 4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