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 파운드리 고객 확보…텍사스서 혁신 칩 생산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애플의 대미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선물을 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IT 기업인 애플을 새로운 파운드리 고객으로 확보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7일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와의 협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 파운드리에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적용한 칩 생산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미국 내에 먼저 도입함으로써 오스틴 시설은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에 탑재될 고성능 저전력 칩을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명시한 칩의 정체를 이미지센서(CIS)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에서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해 디지털 이미지를 구현하는 핵심 반도체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각종 전자기기의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고성능 이미지센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다.

애플은 지금까지 일본 소니로부터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를 전량 공급받아 왔다. 삼성과의 협력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기조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는 자사 갤럭시 시리즈는 물론 샤오미, 비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해 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에 극도로 신중한 기업이며 그동안 TSMC 외 다른 업체와의 협업 사례는 드물었다”며 “이번 협업으로 삼성전자의 공정 기술력과 미국 내 생산 역량에 대한 신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4년간 미국 시장에 총 6000억달러(한화 약 8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삼성전자 외에도 코닝, 코히어런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등 주요 기업들과 협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