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권 살린 소비쿠폰…30억 이하 점포 매출 증가, 대형점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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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정부가 경기 부양 및 민생경제 회복을 목적으로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책 집행 첫 주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소비 활성화에 뚜렷한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사 결제액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특히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의 매출 증가율이 대형점포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는 점은 정책 타깃의 정교함을 입증한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개 주요 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하나·우리·B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일 다음날인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이들 카드사의 총 결제액은 14조8,4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2.9% 증가한 수치로, 연중 가장 큰 폭의 소비 증가세다.

소비쿠폰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체크카드 혹은 신용카드로 결제 시 자동으로 1인당 최대 10만원 한도로 캐시백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주요 생활업종 중심으로 소비쿠폰 사용처를 설계했으며 이에 따라 정책 효과는 영세상권에 집중됐다. 실제로 식당, 편의점, 커피전문점, 주유소, 병원, 학원, 안경점 등 7개 업종에서 연 매출 30억 이하 가맹점의 매출은 전주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30억 초과 가맹점의 매출 증가율은 4.8%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다음과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 △식당 30억 이하 +7.1%, 초과 +5.7% △편의점 30억 이하 +7.7%, 초과 +5.6% △커피전문점 30억 이하 +10.4%, 초과 +8.4% △주유소 30억 이하 +11.5%, 초과 +6.7% △안경점 30억 이하 +40.7%, 초과 +23.1% 등이다.

이처럼 대부분 업종에서 소규모 점포의 매출 증가폭이 대형점을 상회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쿠폰이 실제 정책 수혜대상에게 제대로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로 평가된다.

소비쿠폰의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정책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해당 기간 동안 대형마트의 30억 이하 점포 매출은 10.6% 감소, 30억 초과 점포도 2.6%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를 포함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우 자체 할인 행사나 임대매장 중심의 소비쿠폰 사용 유도 등 대응 전략을 마련했지만, 전반적인 매출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향후 소비 진작 정책 설계 시 대형 채널과의 균형점 마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허영 의원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전후해 카드 소비 증가가 확연히 나타나며, 특히 영세상공인에게 정책 효과가 집중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성과가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소비 진작책과 병행 가능한 추가 지원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소비쿠폰은 7월 5일 기준으로 전 국민의 93.6%에 해당하는 4,736만 명에게 지급된 상태다. 사용처가 제한적임에도 소비 유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만큼 소비쿠폰 제도의 정책적 지속성 확보가 당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및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이번 소비쿠폰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소상공인 직접 지원과 내수 활성화 정책의 정밀 설계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