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강 하류에 계류장·조선소·피항시설 모두 갖춰…안전성·효율성↑
대형 크레인이 42t 선박 들어올려 점검…한강버스 인프라 확보 중장기 과제로
시티캣 이용에 50센트 파격적 가격…브리즈번시 정책적 뒷받침도 성공 키워드
(브리즈번=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호주 브리즈번 도심의 동쪽 외곽지역인 무래리(Murarrie).
얼핏 평범한 교외 지역 같지만, 브리즈번강 하류 남측 기슭에 자리한 이곳 무래리에는 브리즈번 수상교통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인프라 시설이 조성돼있다.
브리즈번의 대표 수상교통 수단인 시티캣(City Cat)을 운영하는 리버시티 페리스(RiverCity Ferries) 역시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브리즈번강변서 42t 시티캣 들어 올려 점검…철저한 유지·보수
지난 5일(현지시간) 리버시티 페리스 사무실이 있는 리핏 콤플렉스(Refit Complex)에 들어서자 42t에 달하는 시티캣을 들어 옮기는 거대한 크레인이 맨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독(dock)에서 각종 안전 검사를 마친 시티캣을 다시 항로에 투입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리버시티 페리스의 대표인 폴 릭비 총괄 매니저는 시티캣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안전'을 꼽았다.
릭비 대표는 "보통 한 달 반에 한 번씩 선박을 들어 올려 선박의 하부 등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한다"며 "3∼5년 주기로 선박에 대한 전반적인 수리와 개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 점검과 보수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시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이뤄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티캣 선박은 브리즈번 시의회 소유지만, 전반적 운영은 전문성을 갖춘 민간에 맡기는 형태로 운영된다.
2020년 11월부터는 리버시티 페리스가 '10+5년 옵션 계약'으로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배의 유지·보수를 전적으로 민간에 맡길 경우 경제적 이유로 관리에 소홀해질 우려가 있는데, 안전 관리가 꼼꼼히 이뤄지도록 시가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대신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진다고 릭비 대표는 설명했다.
시티캣은 유지·보수를 위한 인프라 측면에서도 부러움을 살만했다.
바다가 아닌 하천에 이런 대규모 선박 인프라를 갖춘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한강의 경우 한강버스 계류장이나 정비를 위한 인프라 등이 없어 선박의 점검이나 정비, 피항을 위해서는 강을 따라 인천항까지 배를 옮겨야만 한다.
이때 드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선박 안전 관련 국내법에 따르면 국내 여객선 역시 일 년에 한 번씩 독에 올라 여러 가지 검사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배를 한번 들어 올리는 데만도 800만원가량 비용이 든다고 현장을 방문한 ㈜한강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강버스의 안전성을 높이고 안전 점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한강 내에 계류장과 정비창 등 핵심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티캣, 교통 복지 측면서 접근…관광 활성화 등 간접경제 효과 창출
브리즈번시의 정책적 의지도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 요소다.
현장에서는 브리즈번시의 시티캣 운영 담당자와 한강버스 운영사인 ㈜한강버스, 대주주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 간 면담도 이어졌다.
브리즈번시는 시티캣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 시티캣의 대중교통 요금은 단돈 50센트(약 450원)로 책정돼있다.
균일요금제로 환승할인이 적용되며 60분 이내 환승 시 추가 요금도 없다.
지난해 시티캣을 이용한 승객은 약 570만명으로 브리즈번 인구(263만명)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대중교통에서 시티캣이 차지하는 통행 분담률은 약 2%에 불과하다.
분담률만을 따지면 '마이너 교통수단'인 셈이다.
실제 시티캣은 요금 수입만으로는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렵다.
브리즈번시 관계자는 "시티캣 운영사의 운영 적자분은 시와 주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되며, 이는 브리즈번 시티캣을 비롯한 전체 대중교통망의 사회적 서비스 측면을 반영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교통 복지 측면에서 시티캣의 기여가 크다고 강조했다.
브리즈번강이 굉장히 구불구불한 형태로 도심을 흐르고 있고, 도심 외곽에는 교량이 많지 않아 강을 건너기 쉽지 않은 지역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도시 교통 인프라와 교통 수요를 고려해 시티캣은 양안의 선착장을 갈지자로 오가는 형태로 운항하고 있다.
아울러 시티캣은 대중교통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브리즈번시 관계자는 강조했다.
그는 "대중교통 이상으로 레저 부분에서 시티캣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며 "도시의 역사성과 상징성 측면에서도 높은 가치가 있다"고 했다.
대중교통으로서의 필수적 기능 외에도 수변공간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제고, 관광수입 창출 등 도시 전반에 미치는 간접경제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리버시티 페리스의 릭비 대표 역시 정책 지원을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한강버스 운행을 준비하는 서울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시작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천천히 시작하라"고 그는 당부했다.
브리즈번의 경험은 충분히 희망적이지만, 그 배경에는 오랜 기간의 노력과 인프라 구축, 시민 문화 형성이 있었단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강버스를 운영할 경우 단기간 성패 판단을 넘어서, 몇 년의 운영을 통해 서서히 자리 잡도록 꾸준히 개선·보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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