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떼내느라 조업 지연·어획물 품질 저하…조업 중단 어가도
어민 "적조 예산 등을 해파리 수매에 적극 활용 목소리도 많아"
(경남 고성=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올해 경남 해역에 해파리가 대량 출현하면서 어업인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고성 자란만 해역에서 정치망 어장을 운영하는 어업인들은 올봄부터 출현하기 시작한 해파리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멸치 조업을 위해 그물을 쳐둔 지난 3월 말∼4월부터 보름달물해파리가 걸려들기 시작했다는 게 어업인들 설명이다.
봄철 무렵 페트병 뚜껑만 하던 해파리는 최근 들어 초코파이 크기 정도로 커진데다 그 양이 급증했다.
그물에 멸치 대신 연일 해파리떼만 잔뜩 걸려들다 보니 며칠 조업을 중단하는 어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성군 관계자는 "고성 해역에 해파리가 계속 발생하는 추세"라며 "그물에 멸치 등 어류가 잡혀야 하는데 대량의 해파리가 들어가다 보니 어획이 잘 안돼 어업인들 고충이 큰 것으로 안다. 해파리 대량 출현으로 그물을 아예 빼두는 등 어업을 못 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고성군은 그물에 걸린 해파리를 수매(㎏당 300원)하기 위해 통상 한 해 3천만원 상당을 책정해왔는데, 올해는 해파리 대량 출현과 그에 따른 어업인들의 수매 요구 증가로 사업비를 6천만원으로 증액했다.
자란만에서 5∼7㏊ 규모의 중형 정치망을 운영하는 황강재 고성정치망협의회 회장은 "그물을 끌어올려 보면 어획물 대부분이 해파리"라며 "그물 밑에 멸치가 일부 잡히긴 하는데, 그 많은 해파리를 다 일일이 걷어내야 멸치를 얻을 수 있는데다 해파리 더미에 깔린 멸치는 상품성도 떨어지고 어구도 손상되는 등 조업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 적조는 발생하지 않고 해파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니 어업인들 입장에서는 통상 정부에서 적조 등을 위해 배정해둔 예산을 해파리 수매 등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줬으면 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해파리는 고성뿐만 아니라 거제와 통영 등지 해역에서도 대량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최신 '해파리 모니터링 주간보고'(7월 25일∼31일)를 보면 고성을 비롯한 거제, 통영, 남해, 창원은 보름달물해파리 고밀도 출현 해역, 남해는 노무라입깃해파리 고밀도 출현 해역이다.
경남도는 올해 유해생물(해파리) 구제사업 예산으로 3억원을 확보했지만, 경남 해역에 해파리가 대량 출현하는 점을 고려해 최근 정부에 2억4천만원을 추가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4억원을 투입해 해파리 531t을 수매한 바 있다.
도는 남해 전 연안 등을 중심으로 이달 초 해파리가 확대 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가 해파리 발생량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이고, 어업인들은 계속 대량으로 걸려드는 해파리를 물에서 걸러내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더 수매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온이 오를수록 해파리가 자라는데다 노무라입깃해파리 등 발생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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