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손흥민이 LAFC 이적을 공식 발표하며, 처음부터 미국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마무리한 직후 LAFC 단장 존 토링턴과의 첫 대화가 그의 마음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털어놨다.
현지시각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처음엔 LAFC가 제 1선택은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토링턴 단장이 제 마음을 바꿨다. 그는 제가 가야 할 목적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정말 행복하고, 여기에 온 목적은 분명하다. 우승을 위해 왔고, 반드시 보여줄 게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하루 전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계약 마무리 절차를 밟았고, 구단은 곧바로 역대 MLS 사상 최고 이적료(2,650만 달러 이상)로 계약을 발표했다. 이날 저녁 LAFC는 리그스컵에서 티그레스를 2-1로 꺾었고, 손흥민은 BMO 스타디움 스위트석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는 “정말 뛰쳐나가서 같이 경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 당일, LAFC 홈구장 외벽에는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로 된 ‘WELCOME SON’ 메시지와 함께 손흥민의 이미지가 투사됐고, 입단 행사는 경기장 내 필드 클럽에서 개최됐다. 토링턴 단장과 공동 구단주 베넷 로젠탈, LA시장 캐런 배스 등 다양한 인사가 참석했으며, 배스 시장은 손흥민에게 “오늘부로 로스앤젤레스 시민”이라는 상징적인 선언을 하기도 했다.
“32만 한인 커뮤니티… 내가 자랑스러운 이유 중 하나”
손흥민은 “로스앤젤레스에는 약 32만 명의 한인 커뮤니티가 있다. 그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이곳에서 한국인으로서 LAFC의 일원이 된다는 게 큰 의미다.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많은 한인 팬들과 취재진도 자리했고, 행사의 상당 부분은 한국어 통역과 함께 진행됐다. 유튜브 생중계에는 한국어 댓글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며, 한국 축구 팬들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토트넘서 모든 걸 이뤘다… 이제는 새로운 챕터”
손흥민은 불과 며칠 전 한국에서 열린 토트넘의 프리시즌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을 떠난다는 건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토트넘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느꼈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LAFC였을까? 손흥민은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존 토링턴 단장의 설득이 컸다”며 “정말 첫 통화에서 제 마음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LAFC에서 함께 뛰게 된 위고 요리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요리스는 오랜 시간 함께한 형이자 주장으로서 많은 조언을 해줬고, LA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알려줬다”고 밝혔다.
“아직 내 다리는 괜찮다”
올해 33세가 된 손흥민은 자신의 체력에 대한 우려에 웃으며 답했다. “물론 이제 나이가 좀 있다. 하지만 아직 몸 상태는 최고다. 좋은 다리도 있고, 좋은 퀄리티도 있다”며 “최근 프리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컨디션도 괜찮다. 축구하러 왔고, 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럽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여기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곳에서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며 “받은 사랑을 이 팀과 구단, 팬들에게 돌려주고, 언젠가 이 클럽의 레전드로 떠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첫 출전은 이번 주말? 홈 데뷔는 9월 예상
손흥민은 현재 P-1 비자 수속을 마무리 중이며, 빠르면 이번 주말 시카고 파이어와의 원정경기(한국시간 일요일 오전 9시 30분)에 출전할 수 있다. 다만 홈 데뷔는 9월 1일 산디에이고 FC전 또는 9월 21일 레알 솔트레이크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LAFC는 MLS 서부 콘퍼런스 6위에 올라 있으며, 5위권 팀들보다 2~3경기 덜 치른 상태다. 손흥민의 합류로 우승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일 준비를 마쳤다.
사진=서형권 기자, LAF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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