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춘석 의원이 탈당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최근 국정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이 의원의 의혹이 대형 악재로 번질 것을 우려하며 신속 대응했지만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당 내에서도 이 의원에 대한 강경 대응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청래 "이춘석 제명 조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젯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당 차원의)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당규 18조·19조에 의거해 이 의원을 제명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직 자체를 박탈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당 차원의 제명은 복당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 조치다. 한 당내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복당이 된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흘러서나 이야기가 나올 거 같고 앞으로 정치권에서 재기는 힘들지 않을까"라며 "무죄가 나오지 않는 이상 복등은 힘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기이기 때문에 단호한 대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안타깝지만 이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단호하게 대쳐한 당대표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사위원장에 추미애…"당원들은 좋아할 것"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하고 비상한 상황인 만큼 일반적 상임위원장 선발에서 벗어나 검찰 개혁과 관련해 가장 유능하고 검찰 개혁을 이끄는 추미애 의원께 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인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 의원이 지목된 것에 대해 "당원들은 좋아할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놔야한다는 것에 대해선 "절대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도 기자와 만나 "차명 주식도 문제인데 국정기획위에서 발표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팀으로 포함된) 회사를 매수한 것이 사진에 찍힌 거라서 상황이 갈수록 안좋아지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강경하게 대응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리감찰단장인 박균택 의원 주도로 진상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탈당한 이 의원이 조사에 응할 의무는 없다. 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징계를 판단할 수는 있지만 조사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
여름휴가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이 의원 의혹에 대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 의원을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즉시 해촉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국정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 정책기획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장을 맡아 왔지만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해촉되고 이 의원의 후임으로 송경희 기획위원을 임명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로 개미 투자자들 반발 속 악재에 신속 대응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을 '종목당 보유액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두고 개미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이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악재까지 덮여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는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의 거래 종목인 네이버, LG CNS가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팀으로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선행 매매 의혹까지 번질 우려도 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중 보좌관의 명의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차명 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이 의원은 정 대표의 지시로 당내 진상조사가 개시된 지 6시간 만에 자진 탈당했다.
이춘석 의혹,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 배당
경찰은 이 의원 고발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배당해 본격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6일 "이 의원 관련 고발 건들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로 배당해 엄정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 보좌관인 차모씨는 방조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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