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서성란·김현석 경기도의원
(뉴스영 이현정 기자) 경기도가 최근 의왕·과천 지역에 총 101억 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을 편성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국회의원이 이 중 68억 원을 ‘자신이 확보한 예산’으로 홍보하면서 경기도의회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현장도 나오지 않고 책상머리에서 치적만 챙기려는 정치 행태에 도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도민 기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영기·서성란·김현석 경기도의원(국힘)은 지난 5일 공동 입장을 통해 “이번 특조금은 도의원들이 수개월간 지역 민원을 수렴하고, 경기도 집행부와 수차례 협의해 만들어낸 성과”라며 “현장 한 번 나오지 않은 사람이 예산 편성 직후 ‘내가 따왔다’고 생색내는 것은 도의회의 존재 이유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번 특조금 편성에서 의왕시가 79억 원, 과천시가 22억 원을 배정받았고, 도의원들은 이 가운데 68억 원이 이소영 의원 개인 성과로 둔갑된 점을 지적하며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김영기 도의원은 “도비는 도의원의 손끝에서 만들어진다”며 “지역민원을 챙기고, 사업을 설계하고, 도 집행부와 예산 심의까지 끝까지 협의해 이뤄낸 결과다. 이런 과정을 모조리 무시하고 ‘내가 따왔다’는 식의 홍보를 일삼는 것은 도의회에 대한 모욕이자 도민에 대한 기만”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예산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명령 한마디로 내려오는 것도 아니다. 지역 현장을 수십 차례 돌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 논리를 만들어 조율한 결과물”이라며 “모든 과정은 뒷전이고, 결과만 가로채려는 정치 쇼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소영 국회의원이 자신의 치적인 것처럼 홍보한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경기도일간기자단
정보 공개 시점조차 도의회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현석 도의원은 “도의회가 예산 편성 내역을 공식 전달받기 전, 이미 특정 정치인은 언론에 자료를 흘리고 ‘자기 성과’로 홍보하고 있었다”며 “도의회를 철저히 무시한 이런 정치 행태를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성란 도의원도 “주차장, 학교 환경개선, 기반시설 정비 등은 우리가 현장에서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며 만든 사업들”이라며 “책상머리에서 보고서 한 줄 읽고 생색내기에 나서는 식의 정치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의원들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도 집행부에 대한 감사도 덧붙였다. 김영기 도의원은 “경기도지사와 도 집행부가 지역 현안의 절박함을 이해하고 예산에 반영해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예산의 주인은 도민이며, 그 과정에서 묵묵히 일해온 도의원들이 있다. 누가 먼저 명함을 뿌렸느냐보다, 누가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했는지를 도민들께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조정교부금은 지방재정법과 경기도 조례에 따라 도의회와 협의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용도의 예산이다. 국회의원의 관여 여지가 극히 제한적인 구조임에도, 예산 편성 과정과 무관한 생색내기 정치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 도의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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