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렸다고 끝?’ 구글 정밀지도 반출, 보안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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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렸다고 끝?’ 구글 정밀지도 반출, 보안 우려 여전

한스경제 2025-08-06 15:20: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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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구글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구글이 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앞두고 ‘민감시설 가림 처리’ 방안을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보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구글은 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 온 해외 관광객들이 구글 지도의 길 찾기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입국과 동시에 불편을 겪게 된다"며 “한국 정부와 가림 처리된 위성사진 구매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대 5000 축적의 정밀 지도 반출 조건으로 민감 시설 가림처리, 좌표 노출 금지, 국내 서버 설치 등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구글은 이 중 한 가지를 수용했다.

현재 1대 25000 축척 지도로 길찾기와 로드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은 정밀도 한계를 이유로 1대 5000 축척 지도의 무료 제공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업 위성사진 업체로부터 민감 시설을 가린 위성사진 구매를 검토 중이다.

구글이 한 발 물러서며 지도 반출 재검토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보안 우려는 여전하다. 1대 5000 축척 지도는 1cm당 50m 거리까지 표시되는 고정밀 지도다. 구글이 전문업체나 오픈마켓을 통해 가림처리된 사진을 구매하더라도 원본에는 민감 정보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구글도 "구글 지도 상에서 가림 처리를 하더라도 원본 소스인 인공위성 사진에는 여전히 해당 이미지가 남아 있게 된다"고 우려를 인정했다.

더욱이 해외 서버에 데이터가 저장될 경우 한국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과거 대통령실 신축 당시 정부가 요청한 위성사진 블러 처리도 뒤늦게 반영했다. 국방부가 2021년 구글어스에 노출된 안보 시설 저해상도 처리를 요구했으나 4년 넘게 답변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정부는 지도 반출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극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번 반출된 고정밀 지도는 원상복구가 불가능한데다 향후 다른 국가 디지털 자산 요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안보기관을 비롯해 산업계, 학계, 국민 의견 등을 폭넓게 수렴하면서 국가 안보와 정보 주권 확립을 최우선으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계의 우려도 만만찮다. 이정현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는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구글 지도 업데이트로 비밀 군사시설 위치가 공개돼 우크라이나 당국이 항의했지만 반영에 시간이 걸린 사례를 들었다.

조득성 동양대 컴퓨터·정보통신 군사학과 교수는 지난해 국내 군사 시설 120여 곳을 조사한 결과 구글 지도에는 모두 노출된 반면 네이버·카카오는 노출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밀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넘어가면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미국도 자국 지도 반출을 금지한다”고 지적했다.

구글 지도 로드뷰를 최대까지 확대해 본 모습. 대중교통 이용 정보가 잘 나왔고 길찾기에도 어려움이 없었다./구글 지도
구글 지도 로드뷰를 최대까지 확대해 본 모습. 대중교통 이용 정보가 잘 나왔고 길찾기에도 어려움이 없었다./구글 지도

구글은 정부 요구에 일부 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핵심 쟁점인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정부는 지도 제공의 기본 조건으로 국내 서버 설치를 요구했으나 구글은 이번에도 서버 이전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김형수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과장은 “국내 서버 구축은 고정밀 지도 활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불편을 이유로 구글 지도에 고정밀 지도를 제공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 불편이 여행객 유입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일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결정 또는 심사 연장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과거 두 차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허했던 정부가 이번에는 연기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사안을 ‘디지털 장벽’으로 규정하고 압박하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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