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원 공소장선 언급 없어…도주한 이기훈·구속된 이종호 '키맨' 수사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출범 후 '1호 기소'로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들을 재판에 넘긴 가운데 해당 사건에서는 김 여사 연루 정황이 구체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관여 의혹을 구체화할 핵심 인물로 평가되는 이기훈 부회장이 구속 전 법원 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잠적한 상황에서 향후 특검팀으로선 여타 관련자들 조사를 통해 김 여사의 관련성을 규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지난 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이사를 구속기소하면서 이기훈 부회장, 조성옥 전 회장, 정창래·신규철 전 대표이사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들이 공모해 2023년 5∼6월께 회사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다만 김 여사와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나 김 여사의 혐의·연루 정황에 대한 언급은 공소장에서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달 2일 특검 수사 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첫 기소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4일 이 회장, 이 전 대표, 조 전 회장, 이 부회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김 여사나 이종호 전 대표가 연루됐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된 이 회장,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삼부토건 피의자들을 상대로 김 여사와 관련성을 규명하는 게 특검팀의 과제다. 이 회장, 이 전 대표 측은 김 여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도주한 '키맨' 이기훈 부회장을 약 3주째 쫓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고 우크라이나 사업에 관여하는 등 '그림자 실세'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지난 5일 이종호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특검팀은 삼부토건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그를 상대로 김 여사 등이 연루된 정황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겨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특검팀의 핵심 수사 대상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인물이자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져있다.
그런 만큼 이 전 대표는 대한 특검팀 수사가 김 여사를 본격 겨냥하는 길목으로 여겨진다. 그는 전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팀은 앞서 조 전 회장의 아들 조원일씨를 직접 불러 이 전 대표가 조씨의 구치소 이감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조사한 바 있다.
향후 수사는 도주한 이기훈 부회장과 구속된 이종호 전 대표 등 의혹의 키를 쥔 핵심 관련자들의 조사 여하에 달렸다는 관측 속에 특검팀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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