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 지분 전량을 처분하며 현금을 확보했다. 2019년 대규모 투자 이후 6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하던 빈그룹 지분 6.05%를 최근 전량 매각했다. 매수자와 세부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매각 대금이 최초 투자금 10억달러(한화 약 1조1800억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2019년 5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10억달러 규모를 매입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빈그룹 주가는 3만9000베트남동(VND)이었으나 이달 초 10만4000VND로 약 2.6배 올랐다.
이번 매각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지난 1월 SK그룹은 보유 지분 중 22%를 먼저 팔아 한화 약 1200억원을 회수했다. 이후 남은 78% 지분을 이번에 매각했는데 1월 당시 가격 대비 4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매각 대금은 최대 1조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SK그룹은 빈그룹과 부동산 개발, 유통, 호텔,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과감히 지분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빈그룹 외에도 SK그룹은 베트남 주요 기업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2018년 5300억원을 들여 마산그룹 지분 9.5%를 매입했으나 지난해 11월 5.05%를 2억달러(한화 약 2775억원)에 처분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마산그룹 산하 유통 자회사 윈커머스의 지분 7.1%를 매각했다.
SK그룹의 일련의 매각 행보는 단순 투자 회수인지, 동남아 전략의 근본적 재편을 의미하는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전략적 협업 기조는 유지하되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유동성을 강화하려는 조치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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