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명식 뉴욕특파원, 한류전문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미 영주권을 소지한 한인 과학자 김태흥(40) 씨가 당국에 억류된 사건을 계기로, 그의 석방과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김씨는 최근 동생 결혼식 참석차 2주간 한국에 다녀온 뒤 7월 21일 미국에 입국하려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이민국(CBP) 직원에 의해 이유도 없이 억류됐다. 공항 내 임시 공간에서 1주 이상 머물렀고, 이후 애리조나주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용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변호인 조력 및 가족 연락마저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태흥 씨는 어릴 적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해 약 35년간 거주한 합법적 영주권자로, 현재 텍사스 A&M 대학 박사과정에서 라임병 백신을 연구 중이었다. 시민단체와 한인사회, 동료 연구자들은 부당한 장기 구금, 인권 침해, 변호사 및 가족 접견 권리 박탈을 강하게 비판하며 신속한 석방과 공정한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김씨의 어머니 역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이 가혹한 상황에서도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어머니는 "며칠째 밥이 안 넘어간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미국 당국에 아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다. 변호인 측도 "공정한 법적 절차 및 인권 보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한인 권익 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가 민권센터와 함께 김태흥 씨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교협은 7월 30일 성명에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김태흥 씨를 일주일 이상 구금하면서 변호사 접견을 반복적으로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CBP 요원들은 김 씨의 휴대폰으로 대신 문자를 보내면서 '식사는 하고 있는지', '불은 계속 켜져 있는지' 등에 대해 '걱정 말라'고만 답했다"며 "그의 수용 환경은 매우 비인도적이었다. CBP는 24시간 불을 켜놓았고, 김 씨는 물과 매점 음식으로만 버텼으며, 의자에서 잠을 자야 했고 창가에 앉을 수 있는 시간도 밤에 한 번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교협은 "천식이 있는 김 씨가 약을 제대로 복용할 수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으며, 김 씨는 법률 지원을 받을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14년 전의 경범죄 혐의만으로 장기간 구금되고 있다"며 "CBP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사실상 김태흥 씨를 '실종'시킨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권센터와 함께 활동하는 미교협은 "우리는 모두 함께 행동해 미국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김태흥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미교협은 매일 30분 동안 주요 의사결정자들에게 전화를 거는 캠페인을 온라인 줌(Zoom)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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