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6일(미국 현지시각)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대만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쿠팡은 2분기에도 두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가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핵심은 글로벌 신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이다. 대만 로켓배송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와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며, 이제 ‘로컬 유통기업’에서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전환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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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제2의 로켓’…세자릿수 성장률 질주
쿠팡Inc의 2분기 매출은 11조 9763억원(85억 2400만 달러·평균환율 1405.02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 증가했다. 기존 최대 실적이던 1분기(11조 4876억원)를 불과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1억 4900만 달러), 당기순이익은 435억원(3100만 달러)으로 모두 전년동기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이번 실적의 ‘주역’은 성장사업 부문이었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이 부문 매출은 1조 6719억원(11억 9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해 역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직전 분기(1조 5078억원·10억 3800만 달러)와 비교해서도 원화 기준 11%, 달러 기준 15% 증가했다.
대만 로켓배송은 이제 구조적인 성장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Inc는 2022년 대만 진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4900억원을 투입해 현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 판매를 확대 중이다. 김 의장은 “2분기 대만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대비로는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활성 고객도 전 분기보다 약 40% 늘었다”고 했다. 이어 “대만 서비스가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큰 현금 창출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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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치로 명품까지…글로벌 ‘투트랙’ 확장
지난해 말 인수한 파페치는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 자산으로 키우고 있다. 파페치는 전 세계 190개국에 진출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명품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구조다. 풀필먼트와 기술 인프라를 자사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난드 CFO는 “이번 분기 영업판매관리비 비중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은 기술·인프라 지출 확대에 따른 것”이라며 “전분기 대비로는 파페치 구조조정에 따른 신사업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쿠팡은 파페치와 대만 사업 등 성장 가속화로 성장사업 투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아난드 CFO는 “이번 분기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301억원(2억 3500만 달러) 적자로, 작년 2분기(-2740억원)와 올 1분기(-2440억원)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다”며 “대만사업의 성장 가속화로 투자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총 매출은 10조 3044억원(73억 34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대비 17% 늘었다. 같은기간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10%, 고객당 매출은 43만 1340원(307달러)으로 6% 증가했다. 특히 신선식품 부문은 매출이 25% 급증하며 육류, 해산물 등 카테고리 확장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쿠팡 핵심 인프라를 활용한 파트너 모델 로켓그로스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소상공인이 주 고객이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는 프로덕트 커머스 전체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입점 셀러의 70% 이상이 서울 외 지역 사업자이며, 이 모델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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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수익성 제고…현금흐름 ‘확장기 패턴’
기술 부문에선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김 의장은 “신규 개발 코드의 약 50%가 AI 기반으로 작성되고 있다”며 “재고 예측, 배송 경로 최적화, 개인화 추천 등 고객 경험 전반에서 AI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AI를 단순 운영 도구가 아닌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의 ‘장기 동력’으로 보고 있다.
한편 2분기 쿠팡Inc의 연결 기준 매출총이익(매출에서 상품 원가를 뺀 이익)은 26억달러(약 3조 67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총이익률은 30%로 전년보다 0.79% 포인트 상승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총이익은 24억달러(약 3조 3860억원)로, 원화 기준 26% 늘었다. 아난드 CFO는 “자동화·기술 투자·공급망 최적화가 수익성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최근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쿠팡의 영업현금흐름은 19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7억 8400만달러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동기대비 7억 2900만달러 줄었다. 아난드 CFO는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했지만, 이는 과거 로켓배송을 급속히 확장하던 시기와 유사한 흐름”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더욱 강한 수익구조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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