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도중 보좌관 명의로 주식을 거래했다는 '차명 거래 의혹'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차명 주식 거래 의혹 뿐 아니라 국회 법사위원장이면서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 의원이 정부의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사업 발표 당일 선정된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한 것과 관련, 이해충돌 및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5일 밤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민주당은 6일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조치를 결정했다.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지난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 증권 거래 앱을 통해 주식 거래를 했다. 이후 사진 속 계좌의 주인이 이 위원장의 보좌진으로 알려지면서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보좌진의 주식 계좌에 찍힌 보유 주식은 카카오페이 537주, 네이버 150주, LG CNS 420주 등으로 평가 금액이 총액 1억원에 달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중에도 '국정감사장에서 주식 창을 들여다보는 국회의원'이라는 사진이 찍혔는데, 당시 계좌 주인도 해당 보좌진이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이 위원장의 재산 신고 내역에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주식(증권)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재산 은닉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차명 거래를 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형사고발하고 징계를 촉구하는 등 공세를 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을 즉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금융실명법 등 실정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 의원이 미확인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미공개 정보 이용 및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의원이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AI 관련 주식을 거래한 것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이해충돌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위원장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AI를 담당했다. 우리나라를 선도해 갈 기업들을 선정했는데, 거래했던 주식들이 해당 기업들이었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을 들키지 않기 위해 차명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주 의원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이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이 의원은 AI·산업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AI 관련 주식을 차명 거래한 것은 미공개 정책 정보 이용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들을 전수 조사하라. 내밀한 국정 정보를 이용해 테마주를 선취매한 것이 없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법사위원장은 권력자다. 유사범죄가 없는지 특검이 수사를 해야 한다"며 특검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당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의원은 이해충돌을 회피하고자 차명으로 거래를 시도하는 정황까지 노출됐다"며 "당일 오전 거래한 종목이, 그날 오후 정부 AI 국가대표 발표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시대'는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이 아닌 이 의원을 위한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의 차명거래는 주가에 영향을 줄 미공개 고급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나쁘다"며 "이재명 정부 AI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관련 종목 주식 차명거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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