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NH농협금융 계열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NH농협생명보험은 보험금 지급 증가 여파로, NH농협손해보험은 자연재해 손실의 영향으로 나란히 수익성이 뒷걸음쳤다. 이에 두 보험사는 상품 다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6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NH농협생명보험(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NH농협손보)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24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43억원) 대비 11.7%(321억원)가 감소했다.
개별 실적을 살펴보면 NH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5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39억원) 대비 5.6%가 줄었다. 실손보험 및 정책보험금 지급 증가에 따라 보험금 예·실차가 악화됐으며 보험사고가 발생으나 아직 보험회사에 청구되지 아니한 사고에 대해 지급될 보험금을 추정해 지급준비금으로 계상한 금액인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 규모도 확대되며 수익성에 부담을 주었다.
NH농협생명의 상반기 보험이익은 20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15억원) 대비 28.9%가 감소했으나 투자이익이(635억원) 지난해 동기(129억원)보다 392.2%나 급증하며 수익 감소를 만회했다. 투자손익은 상반기 중 전략적 채권 교체 매매·주식시장 적기 대응에 따라 손익이 늘었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가 크 몫을 했다. NH농협생명의 보장성 월납환산보험료는 지난해 동기 대비 34.7%가 증가한 8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은 올해 상반기 상품 경쟁력 강화와 마케팅 역량 집중을 통해 보장성 계속보험료도 1조 76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1%나 증가했다.
이에 보험계약마진(CSM)도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신계약 기준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3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계약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CSM은 4조 6650억원으로 연초 대비 1019억원이 증가했다.
재무건전성 또한 안정세를 유지했다. 올해 2분기 잠정치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경과조치 전 258%로 집계돼 생명보험사 중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는 430%로 지난해 동기(373.37%) 대비 약 56.6%p나 상승했다.
NH농협손보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104억원) 대비 20.7%가 감소했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에는 지난 3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가 결정적이었다.
NH농협손보는 영남권 산불로 인한 손해를 1000억~1500억원으로 추산했으나 실제 보험금 지급이 이를 초과하면서 예실차가 악화됐다. 여기에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까지 상승하며 손익이 흔들렸다.
그럼에도 불구 외형 성장은 아어졌다. NH농협손보의 올해 상반기 보험계약마진(CSM)은 1조5909억원(추정치)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77억원이 증가했다. 같은기간 원수보험료는 2조72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2%가 늘었다. 이는 농업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 수입이 증가하며 외형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 기준)은 올해 2분기 172.8%로 추정돼, 지난해 동기 대비 133.8%p 하락했다. 전 분기보다는 8%p 상승했지만 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인 130%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 농협금융 보험계열사, "상품 경쟁력·디지털 전환 하반기 반등 노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는 올해 상반기 수익성 측면에선 부진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기반 사업확대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의 모멘텀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농업인을 위한 정책보험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가 99만2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4800여 개 농·축협 판매망을 기반으로 보장성보험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은 점은 NH농협생명의 구조적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NH농협생명은 전속설계사(FC)·다이렉트마케팅(DM)·독립법인대리점(GA) 등의 영업 체계를 고도화하고 농축협·GA·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유통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NH 헬스케어 플랫폼'을 비롯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6월 20~40대 환자 비중이 높은 통풍·대상포진을 보장하는 '면역쏘옥NHe통풍대상포진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두 질환에 대해 담보를 분리해 누구나 소액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암 치료비를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치료비안심해NH건강보험’, 장기요양·간병 서비스에 특화된 '동주공제 요양을안심해NH간병보험' 등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NH농협손보는 전국 약 1100개 농·축협(지점 약 4000개)을 기반으로 영업을 전개하며 타 손해보험사와 차별화된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지 않아 자동차보험 전문 브랜드는 없지만 자체 브랜드인 '헤아림'을 중심으로 방카슈랑스·정책보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텔레마케팅(TM)과 대면영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전속설계사(FC) 채널도 운영 중이다.
NH농협손보는 최근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추진 과제로는 상담 지식관리시스템(KMS) 개발·생성형 AI기반 상담어시스턴트·챗봇 및 음성봇 도입 등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상담 체계'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STT·TA(음성인식·텍스트분석)·NLP(자연어처리)와 같은 다양한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손보는 지난 5월 사고보험금 지급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상품 포토폴리오 다변에도 나섰다. NH농협손보는 지난 7월 성격유형지표(MBTI)에 따라 필요한 담보를 추천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 'NH헤아림MBTI보험'을 출시했다. 같은달에는 이전에 출시한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 신담보 2종인 '주택화재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과 '주택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풍수재·지진·대설)' 에 대해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보장성 및 보증비용 부과형 상품 확대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의료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춰 신유형 상품 개발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며, "NH농협손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농작물재해보험·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자연재해 발생 시 대규모 손해가 불가피한 구조라서 신상품 확장과 디지털 전환 전략은 긍정적 흐름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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