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고용 충격’ 딪고 기준금리 인하 숨통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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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고용 충격’ 딪고 기준금리 인하 숨통 트이나

직썰 2025-08-06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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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직썰 / 손성은 기자] 미국의 ‘고용 쇼크’ 여파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유연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연준이 먼저 움직일 경우, 한미 간 금리차라는 통화정책 족쇄가 느슨해지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명분과 여지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7만3000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11만명)를 크게 하회한 결과다. 여기에 5~6월 고용도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되면서 충격이 증폭됐다. 고용이 흔들리자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 연말에서 9월로 앞당겨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4.1%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0.25%p가 아닌 0.50%p의 전격 인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며, 통화 완화의 전환점이 될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연준의 방향 전환은 한국은행에 ‘정책 공간 회복’이라는 중요한 시그널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한은은 2.0%p에 달하는 한미 금리차로 인해 자본 유출과 환율 불안을 우려해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준이 선제적으로 인하에 나설 경우, 한국도 정책판단의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다.

실제로 연준이 9월 0.50%p를 인하하고,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0.25%p 인하에 나선다고 가정하면, 금리차는 1.75%p로 축소된다. 연준이 0.25%p만 인하하더라도, 금리 격차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나 원·달러 환율 불안에 대한 부담을 상당폭 완화하는 구조다.

금리 격차 외 주요 변수들도 인하 여건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며 금리는 하향 조정되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2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6.6bp 하락한 2.36%, 10년물은 6.3bp 내린 2.78%를 기록했다.

환율 불안도 누그러졌다. 지난달 말 139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4일 1386원 수준으로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금리에 민감한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조1386억원 늘어나며, 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물가 역시 정책 당국의 대응 여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해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2%)에 근접한 수준으로, 금리 인하를 제약할 요인은 아닌 셈이다.

이처럼 다층적 조건들이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핵심 변수는 여전히 연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으나, 연준은 물가 상승세와 경기 탄력성을 이유로 인하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를 기점으로 내부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된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는 여전히 적절한 조정”이라며 “필요한 조치가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 내부에서도 물가만이 아닌 실물경제 흐름에 주목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의 완화 필요성을 재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8월 회의에서 ‘선제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기존엔 8월 동결, 10월 인하 시나리오가 유력했지만, 물가 안정과 대출 둔화, 연준 기대감이 겹치며 시기를 앞당길 유인이 생긴 것이다.

데이브 치아 무디스 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7월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목표치에 근접한 수준”이라며 “8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관건은 한국은행이 연준의 결정을 지켜보는 ‘수동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독자적 판단에 근거한 ‘판을 읽는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번 8월 금통위는 그 전환점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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