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Ⅲ도, 잠수함도…한화 앞에 LIG넥스원은 '철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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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Ⅲ도, 잠수함도…한화 앞에 LIG넥스원은 '철벽'인가

한스경제 2025-08-06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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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중 하나인 천궁II 사격 이미지./LIG넥스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중 하나인 천궁II 사격 이미지./LIG넥스원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방산 명가(名家) 한화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Ⅲ의 개발 주도권과 장보고-Ⅱ잠수함 성능개량 사업에서 모두 LIG넥스원에 밀려 연이은 고배의 잔을 마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천궁-Ⅲ 개발사업의 19개 세부 과제에 대한 제안서 평가를 완료하고 과제별 협상 대상 기업을 각 업체에 통보했다. 총 사업비 2조8300억원이 투입되는 천궁-Ⅲ의 전력화 시점은 2034년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평가 결과 LIG넥스원이 천궁-Ⅲ의 체계 종합, 유도탄 체계 종합, 교전통제시스템(ECS) 등 8개 주요 과제를 확보했다.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더(MFR),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 유도탄(미사일) 등을 각각 담당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이 사업에서 기존 다기능레이더만 전담해 오던 역할을 넘어 체계 종합 및 ECS까지 주도권을 확대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천궁-Ⅱ와 동일한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LIG넥스원이 천궁-Ⅱ에 이어 천궁-Ⅲ에서도 전체 체계 통합과 핵심 지휘 시스템을 맡으며 사실상 사업의 주도권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한화시스템은 2개월여 전부터 천궁-Ⅲ 개발사업에서 체계 종합, ECS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당시 방산업계에서는 그동안 해당 분야를 전담해 온 LIG넥스원과의 사업 영역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체계 종합, ECS 시장 진출 추진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산 대공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에 담당해 온 레이더와 그룹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사일, 발사대에 현재 LIG넥스원의 영역인 ECS만 추가하면 ‘한화’라는 하나의 메이커로 패키지화함으로써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에서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ECS까지 한화시스템이 만들 경우 중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한화그룹이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도 한화시스템의 ECS 시장 진출을 거들었다. 한화는 한국군 무기체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국내 최대 방산그룹이 방공시스템을 한꺼번에 맡아야 효율이 높아진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방산업계는 이번 결과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개발 안정성’ 중심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계 종합, ECS 등 핵심 분야는 연속성과 기술 신뢰성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영역”이라며 “LIG넥스원이 기존 수행 경험에서 강점을 보였고 ADD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과제별 협상 대상 기업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한화시스템은 방사청의 이같은 과제별 협상 대상 기업 통보 결과에 대해 디브리핑을 신청한 상태다. 표면적인 신청 사유는 평가의 세부 내용과 근거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시스템이 디브리핑을 통해 이의제기를 하는 등 막판 반전을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재 천궁-Ⅲ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는 아직 결정 전이다. 방사청은 이달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천궁-Ⅲ 개발사업에 체계 종합과 ECS 분야 담당을 희망한 것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작전센터 ▲중앙방공통제소 ▲방공지휘통제경보 등 상위 지휘통제 체계를 개발한 경험이 있고 국내에서의 이러한 트렉레코드는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도전했다”면서 “ECS 개발 역량을 이미 보유한 만큼 디브리핑은 어느 부분에서 점수 차이가 났는지 제안서를 제출한 기업이 통상적으로 신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이의제기 가능성은 없으며 설령 한다 해도 제안서 평가가 번복된 전례가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막판 국면 전환용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처럼 한화와 LIG넥스원의 경쟁 구도가 과열된 배경에는 수출 주도권에 대한 갈등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라크와 체결된 천궁-Ⅱ 수출 계약을 놓고 LIG넥스원과 한화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LIG넥스원이 주 계약자로 단독 계약을 체결하자 한화는 가격과 납기 조건 등이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납품 단가 등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졌고 방사청이 중재에 나섰지만 한동안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장보고-II (214급) 잠수함./HD현대중공업
장보고-II (214급) 잠수함./HD현대중공업

이러한 갈등은 수개월에 걸친 조율 끝에 최근 가까스로 정리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ECS 등 천궁 시리즈 체계의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양사 간의 갈등 및 앙금은 잔존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화는 국내 '넘버원'으로 자신했던 잠수함 분야에서도 LIG넥스원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방사청은 최근 장보고-Ⅱ(214급) 잠수함 성능개량 체계개발 사업의 입찰 제안서 평가를 마치고 HD현대중공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업에서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이뤘으며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입찰을 준비했다.

총 50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20년 이상 운용된 214급 잠수함 3척의 통합전투체계를 최신 사양으로 교체해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골자다. 주요 개량 항목은 ▲전투체계 ▲예인선배열 소나 ▲기뢰회피 소나 ▲부이형 안테나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에서 운용 중인 214급 잠수함 9척 가운데 6척을 건조한 실적을 갖고 있지만 과거 자사 직원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국가사업 입찰에서 1.8점의 감점이 적용되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HD현대중공업은 기술평가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결과에 컨소시엄을 구성한 LIG넥스원의 소나체계 통합 역량과 체계개량 수행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IG넥스원은 과거 장보고-I(209급) 잠수함에 적용된 독일산 전투체계(ISUS)의 성능개량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러한 트렉 레코드 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검증된 국산 수중센서 통합체계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214급 잠수함의 성능개량 사업에서도 동일한 ISUS 체계의 국산 대체가 핵심 과제로 포함돼 있어 기존 실적과 기술의 연속성이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화오션은 향후 잠수함 사업에서의 만회를 다짐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아직은 점수만 공개된 상태이고 향후 상세한 결과가 나오면 대응할 계획”이라며 “장보고-Ⅲ 사업 준비를 철저히 해 앞으로의 잠수함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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