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와 온도가 동시에 오르는 8월 초. 강한 자외선에 피부는 민감해지고, 연이은 무더위에 식욕도 줄어든다. 이런 계절에 상큼하고 시원한 과일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작은 크기의 진초록 귤을 발견했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청귤은 일반 감귤처럼 보이지만, 익기 전에 수확한 풋귤이다. 수확 시기와 성숙도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 시기에만 나오는 과일이다. 특히 껍질 속 기능성 성분이 매우 높게 함유돼 있어 껍질째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제주와 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7월 중순부터 유통되기 시작해 9월까지 판매된다.
일반적인 감귤류와 달리 당도보다는 신맛과 쌉싸래한 향이 강하지만, 껍질째 활용하면 항산화 작용과 피부 보습, 입맛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름 버전 감귤’로 불리며 최근 몇 년 새 수요가 늘고 있다.
덜 익어서 더 좋다… 플라보노이드와 비타민 C는 감귤보다 높다
청귤은 귤나무에서 10월 이후 수확하는 일반 감귤과 달리, 과육이 완전히 익기 전인 7~9월에 수확한다. 이 과정에서 당분 축적은 부족하지만, 그 대신 껍질과 과육에 좋은 성분이 더 농축돼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청귤 100g당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약 300mg으로, 일반 성숙 감귤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의 천연 항산화 물질로,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줄이고, 세포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또한 청귤에는 비타민 C가 평균 35mg 이상 함유돼 있다. 이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데 관여해, 기미·잡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자외선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비타민 C 섭취는 피부 보호뿐 아니라 면역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청귤 껍질에는 헤스페리딘(Hesperidin), 나린진(Naringin) 같은 플라보노이드 배당체도 풍부하다. 이들 성분은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하며, 항염증 및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껍질째 갈아 차·청·드레싱까지 활용 가능
청귤의 가장 큰 특징은 껍질째 섭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 유통 시 왁스 처리나 농약 잔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식초 물에 5~10분 정도 담가 놓은 후 깨끗이 문질러 씻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껍질째 썰거나 갈아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으로 얇게 썬 청귤을 유리병에 담아 설탕이나 꿀에 절이면 청귤청이 된다. 설탕은 청귤과 1:1 비율, 꿀은 2:1 비율로 혼합 후 냉장 숙성하면 2~3일 안에 기본 청이 완성된다. 완성된 청은 탄산수에 타 마시면 청량한 음료가 되고,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물에 타 먹으면 식욕도 돋운다.
청귤청 외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즙을 짜서 드레싱 소스나 고기 요리의 마리네이드 소스로 사용할 수 있으며, 채 썬 껍질은 생선이나 고기 요리의 잡내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건조 후 분말로 갈면 제과제빵, 청귤 차, 청귤 쿠키 등에 첨가 가능하다.
청귤은 레몬보다 산도가 낮고 향이 부드러워 레시피 응용 범위가 넓다. 특히 오일 드레싱에 넣었을 때 쌉싸래하면서도 산뜻한 풍미가 살아난다. 레몬 대비 휘발성 방향 성분이 다양하다.
피부 개선, 입맛 회복, 면역 유지까지 도움
청귤은 자외선 노출로 지친 피부, 장기간 냉방으로 인한 면역 저하, 무더위로 잃은 식욕 회복까지 다방면에서 좋은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과 직결된다. 체내에서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콜라겐 섬유 생성이 늦어지고 피부 탄력이 줄어든다. 청귤을 통해 충분한 비타민 C를 섭취하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예방과 기미, 주근깨 억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청귤에 들어 있는 리모넨(Limonene)은 감귤류 껍질에 풍부한 방향성분으로, 스트레스 완화·소화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 성분이 위장 내 염증을 줄이고 장운동을 촉진한다.
입맛을 돋우는 데도 탁월하다. 시트릭애시드(구연산)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침 분비를 자극하고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는다. 입이 심심할 때 얇게 썬 청귤 한두 조각을 물에 띄워 마시면 상쾌함과 함께 미각을 깨울 수 있다.
다만 공복 상태에서 다량 섭취하거나 위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속쓰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헐적으로, 음료나 드레싱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