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SK케미칼이 폐현수막 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손잡고 본격적인 자원 순환 체계 구축에 나섰다. 단순 수거·처리 수준을 넘어 매립과 소각을 줄이고 폐현수막을 다시 자원으로 되살리는 '완결형 재활용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SK케미칼은 6일 서울특별시와 '폐현수막의 순환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 6월 행정안전부 및 전국 5개 지자체와의 업무협약에 이은 것으로, 올해에만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군산시와 폐현수막 자원화 관련 협약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자치구별로 발생하는 폐현수막을 중앙 거점인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센터)에 집하해 체계적으로 수거하고, 이를 SK케미칼이 순환 자원화하는 구조다. 서울시는 수거 인프라를, SK케미칼은 고도화된 재활용 기술을 각각 담당해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실제 현장 적용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며, 우선 용산구를 시범 지역으로 선정한 뒤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26년 지방선거 이후 대량으로 배출될 폐현수막까지 순환 대상으로 포함해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장기적 재활용 체계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SK케미칼이 적용하는 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고부가가치 물리적 재활용 방식인 '컴파운딩(Compounding)'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개발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다. 후자는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까지 분해해 기존 석유 기반 원료와 동등한 품질의 소재로 다시 제조할 수 있도록 한다. 반복 재활용이 가능해, 폐현수막을 다시 새 현수막으로 되돌리는 '현수막 클로즈드 루프(Closed Loop)'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폐현수막은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 PVC 등 합성 섬유로 제작돼 자연 분해가 어려운 소재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은 약 6,000톤에 이르며, 이 중 70%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되고 있다. 이로 인한 탄소 배출과 자원 낭비는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폐현수막을 동일한 자원으로 반복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된다면, 자치구별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기물을 실질적인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며 "이번 협약은 폐기물 처리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케미칼은 서울시와의 협력을 계기로 전국 지자체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우리가 보유한 순환 재활용 기술은 현수막을 포함한 다양한 폐기물 자원을 다시 유용한 자원으로 되살리는 핵심 열쇠"라며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폐기물 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케미칼은 지난해부터 폐현수막 재활용을 주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과제로 삼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4년 들어 지자체 협약 체결을 본격화하며, 행정안전부와 세종시, 강릉시, 청주시, 나주시, 창원시 등과 폐현수막 자원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환경 문제 대응을 위한 민관 협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SK케미칼의 순환 자원화 사업은 앞으로 생활폐기물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도시형 자원 순환 모델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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