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국내 상장사 가운데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을 중심으로 '세대 역전'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5일 기업분석체 리더스인덱스가 연령별 구성 데이터를 비교 가능한 124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0세 미만 직원 비중은 전체의 19.8%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 반면 50세 이상 직원 비중은 20.1%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조사 시작 이후 최초로 30대 미만보다 50대 이상이 많아진 전례 없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2022년에는 30세 미만이 21.9%였고 50세 이상은 19.1%에 그쳤으나 2023년(21.0% vs 19.5%)에 이어 2024년에는 역전이 발생했다. 특히 30대 미만 인력은 최근 3년간 23만5,923명(21.9%)→23만888명(21.0%)→22만1,369명(19.8%)으로 연속 감소했으며, 반면 50세 이상은 20만6,040명(19.1%)→21만4,098명(19.5%)→22만4,438명(20.1%)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조사 대상 중 이른바 '50대 부장 이상' 계층 비중이 20대 신입사원을 눌러버린 셈이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 업종이 연령 세대 구성 변화가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났다. 30세 미만 비중은 최근 3년간 9.7%포인트(7,789명)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은 1.2%포인트(496명) 증가해, 격차가 무려 10.9%포인트에 달했다. IT·전기전자 분야도 30대 미만은 5.4%포인트(1만5,300명) 줄었고, 50대 이상은 3.1%포인트(6,933명) 증가해 8.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경기 둔화에 따른 신입 채용 축소, 그리고 정년 연장·퇴직 연기 추세 등 고참 사원의 고용 유지가 맞물리며 기업 내 고령화가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채용 수요는 줄어든 반면 기존 인력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20대 이하 신입 비중이 기업 조직 구성에서 점차 밀려나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세대 구성의 역전 현상은 단순한 통계 이상으로 조직 문화와 전략적 혁신 역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젊은 세대의 유연한 사고와 디지털 역량 도입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중견·고참 직원 중심의 보수적 조직 문화가 강화되면 신시장의 대응력이나 변화 수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분류되는 IT·이차전지 업종에서 이 변화는 장기적으로 세대 간 협업과 기술 전수 구조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기업은 청년 일자리 확대와 퇴직 연령 조정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청년층의 경력 진입이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 속에서 정년 연장과 고령 유휴 인력 관리 방식은 산업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고용 유지는 사회적 안정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청년 고용과의 조율 없이 추진될 경우 조직 내 인력 구조의 불균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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