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넘어 이더리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월 한 달간 미국 상장사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사들인 이더리움은 총 170만개로 전체 유통량의 1.5%에 달한다. 현 시세로 이더리움 1개당 3696달러(약 520만원)이라고 했을 경우 170만개면 62억8296만달러이며 한화로 8조9836억원이 된다.
이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예치) 기능을 통한 수익 창출과 높은 네트워크 활용도 등 내재가치를 인정한 전략적 베팅으로 분석된다.
◆ 상장사 보유량 262% 폭증···'제2의 MSTR' 전략 속속 등장
5일 텐스페이스의 가상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가 보유한 이더리움은 6월 말 23만7640개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86만2040개로, 한 달도 채 안돼 262%나 급증했다. 세계 최대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마인은 7월에만 30만660개의 이더리움을 매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고, 디지털 스포츠 베팅 회사인 게임스퀘어 등도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기존 보유사들의 추가 매입도 거셌다. 나스닥 상장사 샤프링크 게이밍은 17만1710개를 추가 매수해 총 보유량을 36만 여개로 늘렸다.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이자 한국디지털자산평가인증 전문위원은 “이들은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이더리움을 매입하는 이른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비트코인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업들이 이더리움을 단순 투자 자산을 넘어 핵심적인 재무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 ETF 16일 연속 순유입···스테이킹 매력에 월가도 베팅
미국 기관투자가들의 이더리움 선호 현상은 ETF 시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7월 한 달간 미국에 상장된 이더리움 ETF들은 총 112만개의 이더리움을 순매수했으며 25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처럼 기관 자금이 이더리움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스테이킹이라는 강력한 유인이 자리 잡고 있다. 비트코인이 단순 보유 자산인 반면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검증 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디지털 채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더리움 가격이 올해 부진했음에도 기관들의 스테이킹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
여기에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54%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할 만큼 압도적인 생태계 활용도 역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시장 데이터 업체인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이 35% 상승했으며 이더리움은 39% 상승했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지위를 위협하는 가상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진석 전문위원은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Web3, 디파이(DeFi), NFT 등 블록체인 혁신의 중심에 있는 디지털 경제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가상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고위험 고수익 자산군이므로, 개인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목표와 위험 감내 수준을 충분히 고려한 후,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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