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손해보험 업계의 굴지 기업이라는 메리츠화재가 잇단 내부 비리로 신뢰를 송두리째 잃고 있다.
업계 1위를 자처하며 고배당과 실적을 내세웠던 메리츠는, 이제 비윤리 경영의 상징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이범진 전 기업보험총괄 사장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전격 사임했다. 금융당국이 해당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입증했고, 보험소비자와 주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메리츠금융지주 계열사 간 합병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자신과 가족 명의로 주식을 매입, 주가 상승 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한 도덕적 해이이며,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동안 메리츠화재는 여러 차례 보험금 부당 삭감, 소비자 기만, 영업 조직 내 압박성 실적 관리 등으로 도마 위에 올라왔다.
그럴 때마다 형식적인 사과와 일시적인 인사 조치로 위기를 모면해 왔지만, 이번 내부자 거래 사건은 더 이상 ‘개인 일탈’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메리츠화재는 막대한 배당금을 통해 대주주에게 수천억 원을 돌려주면서도, 정작 보험소비자 보호와 내부 통제에는 눈감고 귀 닫은 행보를 이어왔다.
금융당국과 국회 일각에서 “이대로 두면 제2의 ‘라임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보험은 신뢰가 생명이다. 고객이 믿고 맡긴 위험보장 기제가 내부의 탐욕과 무책임으로 무너진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업의 위기가 아닌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더 이상 책임 회피로 시간을 벌려 하지 말고, 경영 전반에 대한 정밀 감사를 수용하고, 경영진 전원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이 메리츠를 선택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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