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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기관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관세 협상 결과를 반영한 국가별 미국 실효관세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올 4월3일 이전 0.2%이던 것이 8월 이후 17.1%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실효관세율은 상품 교역 과정에서 실제로 부담한 관세 부담 비율이다. 우리는 2012년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부분 상품 교역이 무관세로 이뤄져 온 만큼 실효관세율 역시 사실상 0%에 가까웠으나, 미국이 4월 이후 대미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관세율 50%)과 자동차(25%)에 이어 반도체·의약품 등 일부를 뺀 모든 품목에 15%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실효관세율도 크게 올랐다.
고관세 부담을 안게 된 건 우리뿐 아니다. 미국 기준 수입 실효관세율 평균은 4월3일 이전 2.3%에서 8월 이후 14.7%로 올랐다. 그러나 한미 FTA 효과를 누리던 한국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더 컸다.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미국 고관세 정책 이전까진 피치가 집계한 21개국 중 멕시코, 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3위(0.2%)였으나 8월 이후엔 중하위권인 15위까지 밀려났다.
한국이 미국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주요국과의 경쟁에서 FTA 체결에 따른 우위를 잃었다는 의미다. 일본의 대미 수출 실효관세율 역시 1.5%에서 17.6%로 늘며 한국에 이은 공동 16위가 됐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미국 수출 관세율 격차는 이전까지 1.3%포인트(0.2%-1.5%)에서 0.5%포인트(17.1%-17.6%)로 줄었다. 대만(0.9%→9.1%)과 독일(1.4%→13.8%), 프랑스(1.2%→14.0%) 등의 실효관세율도 한국보다 높았으나 이번 조치 이후 오히려 낮아졌다.
한국은 대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앞서 일본, EU에 부여했던 자동차 관세율을 15%(기존 2.5% 포함)로 낮춘 만큼, 우리도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를 반영해 12.5%까지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 측의 15% 하한선 의지가 강한 탓에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고, 결국 주요국 대비 실효관세율 격차 축소 혹은 역전으로 이어졌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본과 EU는 미국 자동차 품목관세를 절반인 12.5%포인트 깎았는데, 우린 10%포인트밖에 낮추지 못했다”며 “우리가 이번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경쟁국과의 비교 결과를 보면 이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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