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5시간 틀면 전기료 ‘11만원’이라니…절약 방법은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한 가운데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건물 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28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하루 5시간 24분씩 에어컨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은 약 11만 3500원이 부과된다. 이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5월 평균 요금(5만 2840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전기요금 급등의 핵심은 누진제 3단계 진입 여부인데, 전력 사용량이 450kWh를 초과하면 누진 3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그럼 기본요금은 1600원에서 7300원으로 상승하고, 1kWh당 단가도 214.6원에서 307.3원으로 오른다.

앞서 정부와 한전은 2019년부터 여름철(7~8월) 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누진 구간을 조정해 왔다. 1단계는 300kWh까지, 2단계는 450kWh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3단계에 진입하면 요금은 여전히 급격히 증가한다. 실제 445kWh를 사용했을 때는 8만 4460원이지만, 10kWh 더 써서 3단계에 진입하면 9만 3980원으로 약 10%가 오르는 것이다.

가구에너지패널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별 에어컨 사용량은 7월 162kWh, 8월 193kWh이다. 이를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봄철 전력 사용량에 더하면, 누진 3단계 진입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2024년 5월 기준 전력 사용량은 ▲1인 가구 190kWh ▲2인 가구 243kWh ▲3인 가구 257kWh ▲4인 가구 280kWh 수준이다.

한전이 에어컨 종류별 월 전기요금을 추산한 결과, 하루 5시간 24분씩 한 달 22.3일 가동 기준으로 벽걸이형 8만 3170원, 스탠드형 11만 3540원, 시스템형 11만 640원이었다. 여기에 1시간만 더 사용하면 벽걸이형 9만 9410원, 스탠드형 12만 9100원, 시스템형 12만 5480원까지 상승한다. 2시간을 더 쓰면 요금은 최대 14만 원을 넘게 된다.

에어컨 사용시 전기료를 낮추는 방법으로는 에어컨 가동 온도를 26~28도로 설정하고 선풍기 등을 통해 공기를 함께 순환하거나 커튼·블라인드로 햇빛을 차단하고, 주기적으로 필터 청소를 해주면 좋다.

한전의 요금 할인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팁이다. 한전은 ▲5인 이상 가구 ▲출산 가구 ▲3자녀 이상 가구 ▲생명유지장치 가동 가구 ▲장애인 가구 ▲국가·독립·518민주화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에 월 1만~2만 원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가구원이 줄었거나 고효율 가전으로 교체해 전력 사용량이 전년 대비 줄었다면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을 신청하면 좋다. 이 제도는 직전 2개월 동월 평균 사용량 대비 전기 소비를 3% 이상 줄일 경우 절감률에 따라 할인을 적용해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하는 것으로, 지난해 119만 가구가 이 제도에 참여해 총 166억 원 규모의 전기 요금 할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기간 에어컨 사용을 해야 한다면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정속형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하루 12시간 기준 약 20~30%의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인버터와 정속형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나뉜다. 실외기가 가동될 때 팬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면 정속형,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인버터형이다. 2011년 이전 출시 제품은 대체로 ‘정속형(구형)’, 이후 제품은 ‘인버터형(신형)’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