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집사 게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쟁점은 HS효성이 2022년 말 자본잠식 상태였던 렌터카 플랫폼 기업 ‘IMS모빌리티’에 35억원을 투자한 경위다. 재계는 “정상적 투자”라 주장하는 반면, 특검은 “김 여사 측과의 대가성 연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피의자 전환'…특검, 1일 압수수색 이후 조사 속도전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현상 부회장은 오전 10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소재 광화문 KT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특검은 지난 1일 HS효성 본사 및 IMS모빌리티 사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IMS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나 수익 발생 가능성이 없음에도 김건희 측의 영향력을 기대해 투자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35억 투자 배경…"자동차 탁송 시너지" 해명
HS효성 측은 당시 IMS모빌리티가 추진한 ‘전국 렌터카 차량의 탁송 자동화 플랫폼’이 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HS효성은 수입차 브랜드(벤츠 등) 딜러사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차량 탁송·판매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수백 대 차량을 향후 IMS가 판매하도록 하되, 5년 내 미이행 시 일정 배상을 약속하는 이면 계약도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수익 가능성을 감안한 계약이며, 명백한 손해는 아니다"는 해석이다.
반면, 특검은 이 투자가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를 무마하거나 당국의 선처를 기대한 ‘보험성 투자’였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HS효성은 당시 계열사 신고 누락 및 조세 회피 의혹이 제기됐으나, 공정위는 ‘경고’ 처분에 그쳤다. 특검은 이 시점과 투자 시점의 연계를 의심하고 있다.
IMS는 당시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고, 최대 주주 중 한 명은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불렸던 김예성 씨다. 김 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받는 이노베스트코리아는 IMS 지분 4.64%를 46억원에 매입했으며, 이 자금 흐름이 김 여사 측과 연결됐을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9개 기업 184억 투자…“전방위 소환 조사”
IMS모빌리티에 자금을 투자한 기업은 총 9곳, 금액은 184억원에 달한다. 이 중 HS효성은 4개 계열사를 통해 35억원을 투자했다. 그 외 △카카오모빌리티(30억), △한국증권금융(50억), △신한은행(30억), △JB우리캐피탈(10억), △경남스틸(10억), △유니크(10억), △중동파이낸스(5천만), △키움증권(10억) 등도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들 기업의 경영진을 줄줄이 소환했다. 카카오, 신한, 키움, JB우리캐피탈, 경남스틸, 유니크 등의 전·현직 대표와 실무자들이 이미 조사를 받았다. HS효성의 35억 투자 배경을 캐물은 조현상 부회장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집사게이트' 수사 향방은…46억 자금 흐름 추적
수사의 관건은 IMS로 흘러간 투자금 중 46억원의 자금 흐름이다. 이 자금은 김예성 씨 측의 차명 회사로 의심되는 이노베스트가 IMS 지분을 매입하는 데 쓰였으며, 이노베스트의 사내이사에는 김 씨의 아내가 등재돼 있다. 특검은 김 씨가 실소유주임을 사실상 확인했고, 그 자금이 김 여사 측에 흘러갔는지 추적 중이다.
현재 김예성 씨는 베트남 체류 중으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법조계에선 조 부회장에게 적용된 ‘업무상 배임’ 혐의가 향후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수사와 달리 특검은 정치적 중립성과 고강도 수사가 특징이기에,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인물에 대해선 혐의 입증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의 통상적 투자였는지, 아니면 외부 권력과의 유착을 전제로 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사법리스크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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